박홍우 법원장 '5·18은 공산국가 혁명' 책 돌렸다

2012. 9. 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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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의정부지법원장 시절 두차례

판사들에 '헌법파괴세력' 배포

논란 일자 "내용 몰랐다" 해명

"추천 책으로 오해 소지" 비판

박홍우 서울행정법원장이 의정부지방법원장 재직시 '5·18 민주화운동은 공산주의 혁명'이라고 주장하는 법률책을 판사들에게 배포해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의정부지법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법원장은 지난해 10월 <518과 헌재사망론>이라는 책을 지법 부장판사들에게, 올해 3월엔 <헌법파괴세력>이라는 책을 일반 판사들에게 배포했다. 둘 모두 '5·18특별법'이 위헌적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헌법파괴세력>은 "5·18 민주화운동은 공산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혁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책의 저자 조문숙씨는 지난 2010년 <전두환 VS 광주혁명> 등의 책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나선 법률연구가다. 조씨는 <헌법파괴세력>에서 "광주혁명은 공산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혁명"이었고, "5·18 혁명가를 진압하는 5·18 진압자(군인)들을 공격한 행위는 헌정질서 파괴행위"라며 "'5·18 특별법'은 헌법을 짓밟고 법치주의를 깨트리면서 세상에 나와 '압제의 칼'을 휘두른 무시무시한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박 법원장이 <헌법파괴세력>을 배포하자 의정부지법의 한 판사는 "어떤 의도로 배포한 것인지 모르겠다. 판사들에게 특정 의도를 갖고 나눠준 것이라면 매우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법원 관계자가 전했다. 책 배포의 적절성을 두고 내부 논란이 일자 박 법원장은 지난 4월 판사들과의 정례 간담회에서 "무슨 책인지 잘 모른 채 배포했다"고 해명했다.

간담회 뒤에는 박 법원장의 비서관이 판사들에게 보낸 해명 편지를 통해 "출판사가 박 법원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책을 보내왔고, 박 법원장이 '부장판사들에게 먼저 보내는 게 좋겠다'고 해 부장(판사)님들께 서열순서대로 책을 보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고 의정부지법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박 법원장이 책 내용을 살펴본 뒤 배포했다면 더 좋았겠으나, 특별한 의도를 갖고 배포한 게 아니기 때문에 판사들 사이에 모두 소명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기호 무소속 의원(전 서울 북부지법 판사)은 "법원장이 두 차례에 걸쳐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책을 일선 판사들에게 보내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며 "법원장이 판사들에게 직접 나눠주는 법률책은 (법원장이) 추천하는 책으로 오해를 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정부지법 쪽은 박 법원장이 재직(2011년 5월23일~올해 9월6일)하는 동안 판사들에게 보낸 책이 <518과 헌재사망론> <헌법파괴세력> 말고도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 관한 책' 등 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책 이름이나 배포 대상, 시기 등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법원장은 2007년 1월 석궁을 들고 찾아온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에게 폭행을 당한, 이른바 '석궁 사건'의 당사자다. 박 법원장은 이번 논란에 대한 <한겨레>의 전화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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