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이제 왕따야, 우리가 하라는 것 다 해".. '티아라 놀이'하는 초등생들

정상혁 기자 2012. 8. 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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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티아라 왕따설 본떠 친구들 중 한 명 지명해 괴롭히는 게임 번져

대학생 A(24)씨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생인 조카(9)의 스마트폰을 보고 깜짝 놀랐다.

조카는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이제 네가 왕따니깐 우리가 하라는 거 다 해''야, 미쳤냐? 대답 안 해? 죽고 싶어?''너 내일 내 가방 들고 가'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A씨가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라고 물으니, 조카는 해맑게 "'티아라 놀이'하는 거야. ○○○가 지금 왕따야"라고 답했다.

A씨가 "왜 그런 걸 하는 거야?"라고 묻자, 조카는 "재밌잖아"라고 답했다. 조카에게 "당하는 친구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라며 A씨가 혼내자, 조카는 "안 이러면 내가 왕따 된단 말이야"라며 울어버렸다고 했다.

최근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왕따 사건을 본뜬 '티아라 놀이'가 유행하고 있다. 아이들은 한 명의 친구에게 '넌 이제 왕따야'라고 지명하고, 다른 아이들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이 친구들을 괴롭히는 게임이다. 괴롭히는 데 동조하지 않는 학생들은 그다음 '왕따' 대상이 된다.

17일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 10대 여학생이 "티아라 멤버들이 동료 류화영에게 '류레기'라고 부른 것처럼, 전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들이 나보고 '○레기'라고 부른다"며 "그들은 매일 나에게 단톡(단체카톡)으로 쓰레기, 더러운X, 병신이라며 욕 메시지를 보내고 사람들 앞에서 놀린다"고 썼다.

같은 반 친구가 왕따당하는 것을 지켜봤다는 중학교 2학년생 송모(14)양은 "반 친구들은 한 명을 왕따시키는 것을 무슨 '놀이'처럼 가볍게 하는데, 왕따당하는 친구는 너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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