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준하 선생 머리에 6cm 구멍" '인위적 상처' 타살 의혹 짙어져
언론인·재야정치인으로 유신시절 독재정권에 맞서다 의문사한 고 장준하 선생(1918~75·사진)의 유골 검시가 37년 만에 이뤄졌다.
검시 결과 오른쪽 머리 부위에서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6㎝ 크기의 구멍이 발견돼 정치적 타살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유족과 장준하 추모공원추진위원회는 15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나사렛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된 장 선생의 유골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 안'장준하 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지난 1일 법의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첫 유골 검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장 선생이 1975년 8월 경기 포천 약사봉에서 하산하던 중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될 당시 권력기관의 타살 의혹이 제기됐지만 간단한 검안만 진행됐을 뿐 사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검시는 이뤄지지 않은 채 매장됐다. 유족들은 "한때 과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유골에 대한 검시를 검토했지만 반대 주장이 있어 못하다 이번에 이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검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추모공원추진위 김종래 사무총장은 "이번 검시는 장 선생이 의문사한 뒤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검시에서 오른쪽 귀 뒷부분에서 지름 6㎝가량 뻥 뚫린 흔적이 발견됐다"며 "검시에 참여한 전문의는 '인위적인 상처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선생 사망 당시 실시된 검안에서도 동일한 머리 부위에서 가로·세로 2㎝ 크기로 흉기에 찍힌 상처가 발견됐다. 또 오른팔과 엉덩이 부위에서는 의문의 주사자국이 확인됐고, 억지로 끌려간 듯 어깨 안쪽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
추모공원추진위는 이번에 장 선생의 유골에서 결정적 타살 흔적이 재확인된 만큼 진상 규명을 위해 본격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김 사무총장은 "유족들과 협의해 장 선생의 억울한 죽음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다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기념사업회 등은 17일 통일동산에서 '장준하공원'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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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 이상호 기자 sh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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