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피의자들 '때늦은 참회'

2012. 7. 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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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최종석 "해서는 안될 일 했다"

진경락 "할 얘기 다 했더라면…"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습니다. 열심히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525호 법정. 최종석(42)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은 최후진술을 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누런 수의를 입은 최 전 행정관은 "죄인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했다. 뒤늦은 참회의 눈물로 비쳤다.

최 전 행정관은 장진수(39)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민간인 사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로 구속기소됐다. 2010년 검찰의 1차 민간인 사찰 수사 때, 호텔 '출장 조사' 혜택을 누리며 기소를 면했던 최 전 행정관에게 검찰은 이날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최 전 행정관의 변호인이 검사에게 "선처를 바란다"고 말하고, 최 전 행정관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재판부에 "내가 최 전 행정관에게 자료 삭제를 지시했는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최 전 행정관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 전 비서관의 위치와 상황을 볼 때, 최 전 행정관은 지시를 거절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며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의 증거인멸 관여를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을 회유한 것도, 이 상황에서 폭로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 것뿐"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재판에서 최 전 행정관이 흐느끼자, 옆자리에 앉았던 이 전 비서관도 안경을 벗고 눈가의 눈물을 훔쳐내기도 했다.

지원관실의 특수활동비를 이 전 비서관 등에게 상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1차 수사에 이어 두번째로 구속기소된 진경락(45)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도 이날 오후 같은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동일한 사건으로 구속된 것 때문에 마음이 괴로웠다"며 "예전에 할 얘기를 다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진술하겠다"고 밝히며 검찰 조사 때 범죄 혐의에 대해 '자백'했다고 한다. 진 전 과장은 지난 18일 열린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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