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대학4년 등록금 빚이 3200만→9000만원?

성세희 최우영 기자 2012. 7. 21.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푸어]연 이자 4.9% 복리로 빌렸던 학자금 대출..학자금 대출 연체율 최고

[머니투데이 성세희 최우영기자][[캠퍼스 푸어]연 이자 4.9% 복리로 빌렸던 학자금 대출…학자금 대출 연체율 최고]

↑ (서울=뉴스1) 허경 기자= 'occupy 대학생운동본부'소속 학생들이 지난 3월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서울광장을 지나 청계광장으로 행진했다.

#2004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에 입학한 박모씨(27)는 합격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어머니와 함께 농협에 들렀다. 당시 200만원 등록금을 대출받기 위해서다. 김씨는 6%대 이자로 200만원을 빌릴 때까지만 해도 대학생활이 8년넘게 이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농협에서 매학기 200만원 가량을 4번가량 빌리자 원리금 상환일이 다가왔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매달 20만원 넘게 갚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는 벅찼다. 여기다 삼수 끝에 사립대 미대에 들어간 친누나의 학자금 대출 상환도 김씨의 몫이었다.

"휴학하고 열심히 벌어서 갚고 다시 학교 다니자"는 생각에 2006년 1학기 첫 휴학을 했다. 한학기 과외 아르바이트로 손에 쥔 돈은 500만원 남짓. 이걸로 만기도래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전액 상환은 불가능했다.

설상가상으로 2007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생계는 고스란히 박씨와 누나가 책임지게 됐다. 힘들 때마다 도피처로 '군대'를 생각했지만 홀로 남아 빚을 떠안을 누나 생각에 입영통지서를 애써 외면했다. 입영통지서보다 더 박씨를 힘들게 했던 것은 농협과 채권회수업체의 연락. 적잖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군 제대 후 오는 8월 복학을 앞둔 대학 4학년 김모씨(24). 김씨는 입학할 때부터 매학기 300만원 가량을 대출받았다. 대출금액이 1500만원 가량으로 증가했다. 600만원은 어머니가 갚았다. 남은 금액은 900만원 가량. 원리금 상환시기가 다가오면서 김씨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학자금대출이 대학생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캠퍼스 푸어'로 전락한 대학생들은 낭만은 고사하고 각종 아르바이트에 젊음을 소진하고 있다. 이마저 학자금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연체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2005년 정부보증 학자금대출제도가 시행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지난해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3.8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건수는 7만4150건, 연체 잔액은 2297억원로 나타났다. 연체율은 △2005년 2.01% △2007년 2.96% △2009년 3.30%에 이어 2010년 3.34%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연체율의 증가 이유 중 하나로 '정부의 꼼수정책'을 지적한다. 김씨의 경우 대출시 한국장학재단에서 제공하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든든학자금대출)'을 포기했다. 대신 대출 시점부터 6년이 지난 후부터 2년간 원리금을 갚는 일반 금융권 대출제도를 선택했다.

취업 후 원금을 상환하는 든든학자금대출을 외면한 것은 이자가 복리로 붙기 때문이다. 취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연 4.9%의 복리로(현재 연 3.9% 수준) 불어나는 이자를 감내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침체로 졸업 후 취업이 쉽게 되지 않아 박씨는 돌아오는 원리금 상환 부담에 잠을 설치고 있다.

김동규 등록금넷 조직팀장은 "대학 8학기동안 복리로 3200만원을 빌렸던 대학생 빚이 9000만원까지 늘어나는 사례를 봤다"며 "대학등록금 자체가 지나치게 비싸고 물가인상률을 웃도는 이자로 학자금을 빌려주는 제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교육교육과학기술부 (한국장학재단)

등록금 이외에도 술값 생활비 등도 '캠퍼스 푸어'를 낳는 주범으로 거론된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일부 대학생은 '고금리'사채업자에 손을 빌리기도 한다.

최근 금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1만명 대학생이 연평균 20∼30%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1인당 고금리 대출잔액은 276만원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캠퍼스 푸어' 해법의 일환으로 전환대출을 제시했다. 지난 18일부터 시행되는 '청년·대학생 고금리 전환대출'이다.

17개 은행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기금(500억원)을 조성, 미소금융중앙재단에 기부하고 신용회복위원회가 이 돈을 지원받아 저금리 대출을 해 주는 식이다. 학자금 용도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는 대학생이 대상이다. 1인당 1000만원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기존 고금리 채무 3000억원 가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 장학재단 대출, 미소금융 긴급 생활자금 대출 등도 확대할 방침이다.

[관련 키워드] 등록금| 학자금| 대출| 든든학자금대출| 복리| 반값등록금| 캠퍼스푸어| 신촌| 서울대| 과외| 농협| 등록금넷

머니투데이 성세희 최우영기자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