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채운 시민, 자리 옮겨 넘겨달라" 경찰이 오히려 미군에 요청했다

김지은기자 2012. 7. 1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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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경찰청장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발언 논란도

주한미군 헌병대가 한국 민간인 3명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한 사건과 관련, 당시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리 경찰이 되레 미군에 "자리를 옮겨 신병을 넘겨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민간인의 즉시 인계를 규정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어긋난 대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송탄파출소 경찰관 4명은 지난 7일 오후 8시 35~36분 사이 시민 4명으로부터 잇따라 "한국인과 미군이 싸우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39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평택 미군기지(K-55) 주변 로데오거리에서 순찰 중이던 주한미군 제51비행단 소속 미군 헌병 7명이 수갑을 채운 채 한국인 3명을 연행하려 하자, 우리 경찰은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미군 헌병들은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중 한 명이 통역을 통해 미군 측에 자리를 옮겨 인계해달라는 뜻을 전했고 미군의 동의를 얻어 이동했다는 것이다. SOFA 규정상 미군헌병이 위급 상황에서 한국 민간인을 연행하더라도 한국 경찰관이 오면 즉시 인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SOFA규정을 무시했고 우리 경찰은 소극적 대응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상황이 시민 30~40명이 미군에게 '풀어줘라'고 항의하고 있어 현장에서 바로 신병을 인도 받으면 자칫 불상사가 날 것을 우려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간인들은 수갑이 채워진 채로 미군 헌병, 우리 경찰과 함께 미군 부대 방향으로 150여m가량 이동해 인도됐다. 경찰이 현장 출동한 지 22분 만이다.

이와 관련해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연행되는 사람이 한국인인지 미군인지, 미군 소속인지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도 명확하지 않고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겉모습이 한국인이라고 그렇게 보기에는 어렵지 않느냐"며 "보는 사람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출동 경찰의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조사해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당시 미군 헌병이 SOFA 규정대로 민간인들을 바로 넘기지 않은 데 대해 불법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간인에게 수갑을 채우고 한국 경찰의 인계 요구를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했으면 우리 형법상 체포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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