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헌정 콘서트' 간 박원순 "저 정말 무한도전 보고싶어요"
[한겨레]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MBC 파업콘서트 현장
들국화·이은미·노회찬 등 참여해 노조 파업 지지
노회찬 "정수장학회와 방문진 편집권 독립돼야"
<문화방송>(MBC) 파업 153일째인 30일 저녁 7시30분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노조 주최로 '공영방송 만들기 시민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들국화·디제이디오시·박완규·이은미 등 유명 가수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문화방송 출신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등 정치인들도 참여해 문화방송 노조의 파업을 지지했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 헌정 콘서트: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라는 타이틀로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행사에는 들국화, 박완규, 이은미, 디제이 디오시(DJ DOC), 뜨거운감자 등 유명 가수·밴드가 열띤 공연을 펼쳤다.
첫 무대에 오른 박완규씨는 "우리나라 40대 남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 뉴스입니다. 감춰진 것을 알기 위해, 부족한 걸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현재 엠비시 뉴스는 안 봅니다. 제가 뭘 얻겠습니까"라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를 박았다.
이은미씨도 "용기 있게 150여일째 파업에 동참하시는 분들께 바치겠다"며 '너는 아름답다'를 불렀다. 이어 디제이 디오시(DOC)가 나와 '나 이런 사람이야' '디오시와 춤을' 등을 부르자 공연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이어 나온 록 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도 노래에 앞서 "정의는 승리한다는 말이 도덕책에 나오는 허황된 문구가 아니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니 힘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 중간에는 최일구, 김수진 앵커가 여야 의원들과 함께 엠비시 파업 해법을 논의하는 간담회도 마련됐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엠비시는 사장이나 노조의 것도 아니고 국민의 것이다. 정권 바뀌어도 어떤 정권 들어와도 정치적 영향력이 방송에 개입되지 않도록 공영방송 사장의 선임 구조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문화방송 기자 출신인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엠비시 사장을 직원이 뽑는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가장 좋은 건 소유 경영 분리하는 것이다. 박근혜의 정수장학회와 방송문화진흥위원회가 편집에 간섭하지 않도록 편집권이 독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여야 정치인도 참석했다. 박원순 시장은 "여러분들의 생각, 주장, 행동 모두 지지합니다. 여러분들이 바른 길, 정의의 길, 진실의 편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저 정말로 무한도전 보고싶어요"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작가 조정래, 박범신씨,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조국 서울대 교수, 배우 정찬씨, 음악인 이상순씨, 영화감독 변영주씨, 영화인 심재명씨 등이 파업 지지영상을 보내왔다.
공연의 마지막은 25년 만에 재결성한 '들국화'가 장식했다. 들국화는 '그것만이 내세상' '행진' '매일 그대와' 등을 불렀다. 보컬인 전인권씨는 "좋은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고자 8명을 비롯한 징계당한 직원 203명과 함께 '사노라면'을 불렀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이날 오후 늦게 그쳤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 시민 4000명은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쫌 보자 무한도전" "김재철은 퇴진하라"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2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시민들이 시작한 '쫌 보자 무한도전'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2명을 시작으로 2주간 하루 두배씩 인원을 늘려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모이는 퍼포먼스다. 이날은 프로젝트 10일째로 서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1024명이 모이는 날이었다. 다음 퍼포먼스는 7월6일 금요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리며, 2048명 참가를 목표로 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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