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극우파 남성,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 테러'

2012. 6. 2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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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다케시마는 일본땅" 적어…위안부 박물관에도 만행

참의원 선거 낙선인물…경찰 "재물손괴죄" 적용 가능

일본 극우파 남성들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는 일본 땅"이라고 쓴 말뚝을 묶어놓고 동상을 모독하는 등 만행을 저질렀다.

21일 경찰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일본 극우파 남성 2명이 지난 19일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세운 뒤 끈으로 동여매고 사진을 찍었다. 이 말뚝은 90㎝ 정도 길이의 흰색 각목에 일장기 모양이 그려져 있고, 한국어와 일본어로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적혀 있다.

이들은 일본으로 돌아가 블로그에 "서울의 위안부 상에 '다케시마의 비(碑)'를 전달했다"고 자랑하는 글을 남겨놓았다. 이 가운데 한명은 일본 극우파 활동가인 스즈키 노부유키(47)로 확인됐다. 스즈키는 '야스쿠니 신사 청소 봉사 자발적인 모임' 대표를 지냈으며, 도쿄 참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인물이다. 2011년 8월 일본 자민당 의원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하겠다며 한국에 입국하기도 했다.

이들이 찍은 동영상을 보면, 스즈키는 소녀상에 말뚝을 묶기 전 카메라를 쳐다보며 "대사관 바로 코앞에 위안부상, 매춘부상이 있다.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에는 당시 경비를 서던 경찰이 말뚝을 치우는 모습이 잠시 보였지만, 끝까지 이들의 행위를 막지는 않았다. 스즈키는 블로그에 "전날 예비조사를 했을 때는 경계가 엄중하고 촬영도 금지했는데, (만행 당일 아침) 7시30분 대사관 앞에는 경찰이 있지만, 매춘부상의 경비가 없다"고 적었다.

이들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도 같은 말뚝을 박았다. 이 박물관은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스즈키는 자신의 블로그에 "매춘부 동상 철거와 매춘부 박물관 해체까지 일본대사관은 철수해야 한다"며 "반년 만에 두개의 반일 상징을 서울 시내에 세운 한국의 행동은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즈키는 "일본대사관에 '다케시마의 비'를 증정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대사관에도 말뚝을 전달하려 했다고 밝혔다.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이들이 말뚝 3개를 갖고 와서 하나는 박물관 담벼락에 박아놓고, 다른 하나는 소녀상 다리에 묶어놨다"며 "나머지 하나를 일본대사관에 전달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40대 남자가 주도적으로 행위를 하고 20대 남자가 촬영을 했다"며 "자신들은 자랑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이들이 도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얼마나 무지한지 확인해주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물관 쪽은 현재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시시티브이 영상을 분석한 결과, 양복 차림의 남자 두명이 말뚝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가는 장면이 있었다"며 "약 2시간 뒤 박물관 담벼락에 하얀 말뚝 한 개가 박혀 있는 것을 퇴근하던 직원들이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녀상에 말뚝을 묶은 행위는 재물손괴 등 혐의 적용이 가능하지만 외교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물손괴죄는 꼭 물리적인 훼손을 가하지 않더라도, 대상물에 낙서를 하거나 게시물을 부착하는 등 그 효용을 해치는 행위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 박기용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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