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전두환 전 대통령 육사 '사열' 논란 확산

오종택 입력 2012. 6. 10. 17:28 수정 2012. 6.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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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단체·정치권, 관련자 문책 요구 등 비난 수위 높여전재산 29만원이라더니…육사 발전기금 1000만원 이상 출연

【서울=뉴시스】오종택 박대로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생도 퍼레이드를 참관한 것을 두고 '사열'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터넷은 물론 5월 단체와 정치권까지 관련자 문책 등을 요구하며 군 당국을 향해 비난 수위를 높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육사와 육사발전기금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 여사, 손녀 등과 함께 지난 8일 육사에서 열린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 초청됐다.

이날 초청된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160명 명단에 포함됐던 전 대통령은 육사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 5공 핵심 인사들도 참가했다.

퍼레이드에서 생도들은 전 전 대통령 등이 있는 곳을 향해 경례를 했고 박수를 치던 다른 첨석자들과 달리 전 전 대통령은 경례로 화답했다.

생도들의 퍼레이드와 전 전 대통령이 생도들에게 경례하는 장면은 한 종합편성채널 뉴스에 보도됐고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SNS(소셜네트워트서비스)로 퍼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서는 "내란죄, 반란죄로 실형이 선고된 범죄자가 육사에서 사열한다는 것은 상식조차 없는 일"이라며 "6·10 민주항쟁을 앞둔 시점에서 그날의 함성이 통곡으로 바뀌는 것 같다"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트위터리안은 "2012년 6월8일 전두환은 아직도 이렇게 대통령 행세를 하고 다닌다. 오늘 육군사관학교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국민을 우롱하고 육사 생도를 모욕한 행위이다. 육사 교장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비난의 목소리는 인터넷을 넘어 5월 단체와 정치권까지 이어졌다. 정치권은 관련자 퇴진을 요구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5·18기념재단 등 관련단체는 "육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이번 논란에 대해 전국 시민사회단체와 논의를 거쳐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의 군 지도자들인 생도들에게 쿠데타 세력들 앞에 사열토록 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박종선 육군사관학교장을 즉각 해임조치하고 김관진 국방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이것은 생도들에게 전두환처럼 쿠데타에 성공하면 대통령도 할 수 있고 권력도 누리고 천수도 누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열' 논란에 대해 육사는 행사가 있던 당일과 매주 금요일 공개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퍼레이드가 우연히 맞불려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하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육사 관계자는 "당시 행사에는 육사발전기금 기부자 160여명 뿐 아니라 일반시민까지 모두 400여명이 참석했다"며 "전 전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행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이 육사에 1000만원 이상 발전기금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과거 전 전 대통령은 총 금융자산이 은행에 예치된 29만원이 전부라고 했지만 육사발전기금으로 1000만원 이상 출연한 육사동문 명단에 올라 있다.

육사발전기금 홈페이지에는 1000만~5000만원 미만 출연 동문으로 11기 출신인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다.

육사발전기금 측은 "전 전 대통령이 1994년 1월부터 1995년 1월까지 회당 100만원씩 10차례에 걸쳐 모두 1000만원의 기금을 냈다"며 "29만원 발언을 했을 때와 (기금 출연은) 시기적으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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