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차엔 수출차와 다른 강판 썼다

최원석 기자 2012. 5. 31.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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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안스는 아연도금강판, 내수용엔 2007년 이전 사용 안해

현대 · 기아차 가 2006년까지 유럽·북미수출용 차에는 부식(腐蝕)방지 기능이 뛰어난 아연도금강판을 70% 이상 사용한 반면, 내수용 차에는 일반 강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에도 현대·기아차 내수용의 아연도금강판 사용 비율은 수출용에 턱없이 모자랐다. 아연도금강판은 일반 강판에 비해 15% 정도 비싸다.

현대·기아차는 지금까지 '수출용·내수용 강판이 다른 것 아니냐'는 소비자 의혹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해 왔다. 그러나 수출용·내수용에 두께는 같은 강판을 사용했지만 방청 기능은 다른 강판을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본지가 입수한 현대·기아차의 '판매지역별 방청(防靑·녹 방지) 기준'(2010년까지 적용)에 따르면 북미·유럽은 아연도금강판을 70% 이상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방청지역'으로 분류됐지만 한국은 아연도금강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미방청지역'으로 분류됐다.

현대·기아차는 2007년부터 소비자들의 불만이 집중되는 일부 차종에 대해 아연도금강판을 적용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제네시스·에쿠스 상품성 개선모델(자동 8단 기어 적용)부터는 한국을 준방청지역으로 격상, 아연도금 강판을 40% 이상 사용하기 시작했다. 차체 부식에 대한 무상 보증기간도 북미는 7년, 유럽은 12년이었지만 한국은 2년·4만㎞(먼저 만료되는 쪽이 보증 종료 시점) 혹은 3년·6만㎞인 일반 보증기간만 둬 구입 후 4~5년이 지나야 나타나는 차체 부식에 대한 보증 효과는 거의 없었다.

현대·기아차 측은 "방청지역·준방청지역 등의 구분은 지역별 강설량과 염화칼슘 사용 빈도 등을 종합 검토해 적용하는 것으로 한국의 경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염화칼슘 사용 빈도가 높아져 준방청지역으로 격상한 것"이라며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일본 전역은 준방청지역, 미국 수출용차는 방청지역으로 설정했는데 이를 내수 소비자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에 접수되는 차체 부식 관련 소비자 불만은 현대·기아차에 집중되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차체 부식 관련 불만 123건 중 현대·기아차가 98건으로 가장 많았고 수입차와 르노삼성차는 1건도 없었다. 소비자원이 최근 무상수리를 권고한 사례도 전체 8건 중 6건이 현대·기아차였다.

또 소비자원이 2006~2011년 차체부식 관련 소비자 불만을 토대로 조사해 무상 수리를 권고한 118만2664대 가운데 84%인 99만6319대가 현대·기아차였다. 나머지는 한국GM 과 쌍용차 가 차지했다.

물론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70~80%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불만 건수가 많은 건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수입차와 르노삼성 차에는 관련 불만이 1건도 나오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의 아연도금강판 사용 비율은 르노삼성 이 전 차종 70%, 한국GM이 최고 50%, 쌍용이 최고 40%로, 현대·기아차보다 높았다. 수입차의 경우 폴크스바겐·아우디 등 유럽 메이커들은 아연도금강판을 100% 적용 중이다.

현대·기아차 측은 "기후에 따라 배터리·에어컨·냉각수·와이퍼 등을 모두 다르게 적용하는데 이것을 국내 모델 차별이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피나는 원가 절감 노력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아연도금강판을 쓰면 자동차 한 대당 5만원 이상 비용이 더 드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는 "국산차에 부식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연도금강판의 적용 비율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알려왔습니다

▲지난 31일자 A2면 '현대·기아차, 내수차엔 수출차와 다른 강판 썼다' 제하의 기사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2006년 말부터 국내에 시판하는 쏘나타급 중형차 이상의 차량에 수출 차량과 동일한 70% 이상의 아연도금강판을 적용해 왔으며, 2011년부터는 내수용 승용차(RV 포함) 전 차종에 방청 가혹 지역인 미국·유럽과 똑같이 70% 이상 아연도금강판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아연도금강판 적용 비율도 현대·기아차가 가장 높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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