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살인, 계획은 했지만 실제 될 줄은 몰랐어"

지희원 2012. 5. 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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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사령카페에서 여자친구 구하려던 길- 여자친구 '난 마녀다' 불안한 상태- 전문가 "인터넷 카톡 심취 땐 유의"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피해자와 마지막 메시지 주고받은 지인 OOO 씨,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 얼마 전에 한 대학생이 신촌의 공원에서 열다섯, 열여섯 고등학생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칼에 찔려서 살해당한 사건이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지금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어린 10대들이 어떻게 이렇게 무참한 살해를 할 수 있었는가'에 놀랐고요. 또 이번 사건의 계기가 됐다는 '인터넷상의 사령카페라는 곳은 대체 어떤 곳인가'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오늘 이 사건 한번 들여다보죠. 우선 이 사건의 정황을 좀 정확히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피해 남학생과 끝까지 문자를 주고받았던 친구 한 명을 어렵게 찾아냈습니다. 사전에 인터뷰를 했는데요. 잠깐 들어보시죠.

◇ 김현정 > 살해당한 그날, 그러니까 가해자들을 만나러 나갔던 그날 카카오톡 문자를 마지막까지 주고받으셨다고요?

◆ 피해자 친구 > 네.

◇ 김현정 > 일단 피해자인 친구분이 그 자리에 왜 나간다고 했습니까?

◆ 피해자 친구 > 여자친구를 구하러 나간다고 했었어요.

◇ 김현정 > '카페에 빠진 여자친구를 구하러 나간다' 그런데 만나러 간다고 한 그 시각 즈음에 문자가 오기 시작한 건가요?

◆ 피해자 친구 > 네. "이제 여차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피의자들을 만났다"고 보내고. "여자친구는 중간에 갔다. 그런데 얘네들하고 남았는데 점점 골목으로 끌고 간다. 수상하다"라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어요.

◇ 김현정 > 좀 불길한 생각이 드셨겠네요?

◆ 피해자 친구 > 그냥 주먹다짐까지는 생각 했었는데 살인까지는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 김현정 > 지금 이 사건이 열다섯, 열여섯의 10대들이 대학생 청년을 살해한 사건이라서 범행동기를 놓고도 여러 가지 엇갈리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정확한 건 '사령카페라는 모임에 빠진 여자친구를 빼내기 위해서 그 카페 회원들을 만나러 간 자리였다' 이렇게 되는 거군요?

◆ 피해자 친구 > 네. 피해자가 보기에 여자친구가 너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자신이 마녀다' 그런 행동을 하니까 솔직히 피해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그런 데 들어가고 나서부터 바뀌었으니까 나오면 괜찮아질 거라고 빼내러 간 거예요.

◇ 김현정 > 자신이 마녀라면서 이상한 짓을 했다고요? 이상한 행동이라는 게 예를 들면 어떤 건가요?

◆ 피해자 친구 > 영혼 소환 의식이라든가 자신을 마녀로 칭한다든가 이런 상식적인 것에서 벗어난 행동이었어요.

◇ 김현정 > 그러니까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서 자신을 지켜야 된다, 이런 게 사령이라는 거죠? 그래서 여자친구를 건져내야겠다고 생각한건데 피해자가 그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괴로워하던가요?

◆ 피해자 친구 > 여자친구랑 그것 때문에 의견 다툼을 좀 했었어요. 그리고 마음도 굉장히 아파했고요. 자신이 좀 더 돌봐주고 아껴줬어야 되는데 그걸 못했다고 굉장히 안타까워하더라고요.

◇ 김현정 > 그러면 그 카페에 빠진 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 피해자 친구 > 카페 초창기 때에는 계속 그러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키네마랑 꼬마신부라는 사람을 만나고부터, 만나기 시작했던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 김현정 > 키네마와 꼬마신부는 15, 16살인데 피해자와 피해자의 여자친구는, 그러니까 윤 모씨는 대학생이라는 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의사소통이 되고 친구가 됐을까요?

◆ 피해자 친구 > 인터넷상에서는 마음이 맞거나 아니면 공통분모가 있으면 친해질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 그렇게 해서 친구가 됐고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상황인데, 여자친구와는 어떻게 만난 사이인가요?

◆ 피해자 친구 > 여자친구랑은 게임에서 만났어요.

◇ 김현정 > 온라인에서 게임을 하다가?

◆ 피해자 친구 > 만난 지는 한 1년 정도 됐어요.

◇ 김현정 > 그리고 여자친구가 카페에 빠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죠?

◆ 피해자 친구 > 올해 2월이니까요.

◇ 김현정 > 그러면 얼마 안 됐네요? 석 달밖에 안 된 거네요?

◆ 피해자 친구 > 네.

◇ 김현정 > 그런데 그 사이에 그렇게 깊이 빠져들 수가 있습니까?

◆ 피해자 친구 > 걔도 좀 여러 가지가 겹쳐서 힘들었을 거예요.

◇ 김현정 >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황에서 빠지게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혹시 사전에 살인을 계획한 것도 지금 확인이 됐나요?

◆ 피해자 친구 > 제가 갖고 있는 음성파일을 들으시면 아마 확신을 갖게 될 거예요. '계획하게 됐다는 걸'

◇ 김현정 > 음성파일이요?

◆ 피해자 친구 > 어제였나, 그제였나 저한테 연락을 해 왔어요.

◇ 김현정 > 피해자의 여자친구가 연락을 해 왔어요?

◆ 피해자 친구 > 네. "경찰서에 있다. 변호사를 선임해야 되겠다. 지금 굉장히 불안하다" 제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자 "계획은 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했었거든요. 계획은 한 거예요, 한마디로.

◇ 김현정 > 계획은 했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는 말씀인가요?

◆ 피해자 친구 > 네. 계획을 했는데도 말리지 않은 거잖아요. 치밀한 계획을 했는데.

◇ 김현정 > 치밀한 계획이라고까지 얘기를 하나요? 미리 칼을 사놓고 이런 것들을?

◆ 피해자 친구 > 그런 것도 알고 있었어요.

◇ 김현정 > 여자친구가요?

◆ 피해자 친구 > 네.

◇ 김현정 > 그런데 이 여자친구는 가다가 중간에 빠졌어요. 왜 빠졌을까요?

◆ 피해자 친구 > 여자친구 측에서는 피해자가 별로 보고 싶지 않았었나 봐요.

◇ 김현정 > 나머지 카페 회원인 10대 가해자들만 피해자를 만나러 간 상황이었던 거군요.

◆ 피해자 친구 > 네.

이 사건의 범행동기를 놓고 여러 가지 보도가 엇갈리고 있어서요. 사건의 정황을 정확히 알고 싶었습니다. 피해자와 최후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던 친구의 증언, 미리 인터뷰를 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 한번 만나보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가 연결 되어 있습니다. 이번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셨어요?

◆ 이수정 > 최근에 증가 추세에 있는 청소년들의 흉악범죄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일관된 추세라고 보이지만, 지금 발생한 양상으로 볼 때는 '특이한 점이 틀림없이 존재한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 특이한 점이라는 건 어떤 겁니까?

◆ 이수정 > 전혀 안면도 없는 사람이, 사령카페라는 독특한 구성원들로만 구성된 카페의 회원들이 집단적으로 자신들 카페에 상당히 비평을 했던 피해자를 가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기존에 거리에서 발생하는 비행청소년들의 사건들하고는 범행동기나 아니면 사건의 양상이 약간 다르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사령카페'라는 거, 저는 참 생소해요. 이게 도대체 무슨 카페인가요? 앞에 얘기 들어보면 마녀라고 스스로 말하면서 영혼, 유령 소환 의식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이수정 > 굉장히 비합리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호기심이 드는 사후세계나 아니면 전생이나 또는 영생, 이런 어떤 여러 가지 아이들의 미심쩍은 활동이 카페로 모든 정보가 옮겨가서 사실상 거기에서 모든 의사소통이 이뤄지는 카페라고 보이고요. 구성원들은 장기적으로 그런 활동을 하다 보면 일종의 신념상태로 그런 내용들을 믿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 처음에는 장난으로 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사실로 믿어버린다는 말씀인가요?

◆ 이수정 > 그렇죠. 일종의 신념체계를 형성 하게 되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보입니다.

◇ 김현정 > 듣다 보니까 사이비종교하고 좀 비슷하네요?

◆ 이수정 > 네. 매우 유사한 형태죠. 단지 온라인상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이 차이가 있었는데, 이번에 오프라인상에서 사고가 났죠.

◇ 김현정 > 이번 사건도 그렇고요. 또 얼마 전에는 한 여자친구를 10대들이 집단으로 폭행해서 사망에 이르게 하고, 그 후에 처리도 굉장히 잔혹하게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살해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잔혹해진 범죄가 계속 잇따르는 건 왜 그럴까요?

◆ 이수정 > 아무래도 최근에 청소년들이 대하는 환경이 과거와는 굉장히 많이 달라지고, 인터넷이나 이제 여러 가지 스마트폰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많은 정보들이 있는데요. 문제는 그 정보들이 전혀 사전 선별을 통해서 옳고 그르거나, 현실이나 비현실이나 이런 것들을 변별 하지 않은 채로 무작정 아이들한테 다 접해지다 보니까 그중에 일부는 아이들한테 굉장히 해악이 되는 정보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폭력적인 내용 같은 것들이 많이 전수 되다 보니까 지금 아이들 사이에서는 살인뿐만 아니라 성폭행의 경우에도 굉장히 잔혹한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이 폭력적인 내용들 예를 들면 영화라든지 비디오물, 동영상 이런 것을 보면서 어른들은 어느 정도 현실이 아닌 것으로 구분이 되지만, 청소년 시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거죠?

◆ 이수정 > 그렇죠. 그것이 결국에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져서 결국 성인이 되는 건데요. 문제는 지금 가정 내에서도 훈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그야말로 거의 하루의 일과를 인터넷이나 카톡을 하면서 시간을 다 보내다 보니까 아이들이 어른들로부터, 부모들부터 무엇인가 사회적인 규범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되는 게 아니냐,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 청취자께서 "사령카페, 비합리적이고 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왜 몰입하는가. 요즘 아이들의 어떤 심리상태와도 연결이 되는가" 이런 질문 주셨네요?

◆ 이수정 > 상당히 연결 된다고 보이는 것이 청소년기에 가장 큰 문제는 정체감 혼란입니다. 내가 누군가? 그래서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어디엔가 소속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높아지거든요. 이제 일반적으로 봤을 때는 오프라인상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학교에서 생활을 하고 이렇게 해서 소속감을 갖게 되는 것인데요. 최근에는 학교가 제대로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을 못 시켜주니까 지금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아주는 카페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카페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가치체계를 그대로 내면화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 김현정 > 그러면 실제로 사령카페 같은 곳에 몰두하는 아이들은 실제 세계에서 소외당하거나 이랬을 가능성도 꽤 있는 거네요?

◆ 이수정 >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이고요. 집안의 가족관계나 아니면 학교에서, 집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은 틀림없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는 지금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상당 부분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들에게서 지금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 이 아이들, 아마 일일이 만나보면 그렇게 특별한 아이들이 아닐 수도 있어요. 현실세계에서는 평범한 아이들일 수도 있어요. 부모님이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좀 이상한 카페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을 발견할 방법은 없는지. 또 발견하면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 이것도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네요.

◆ 이수정 > 물론 발견해서 문제를 지적했을 때 비합리적인 논리를 전개한다거나 이러면 이 문제가 심각하게 진행이 됐다고 보셔야 되는 것이고요. 그러나 그 이전에도 우리가 예방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 방과 후에 학교에 갔다 와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 몰두해서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시간을 보낸다거나 또는 카톡을 하면서 거의 사람에 대한 대면접촉을 하지 않는다거나 이런 종류의 행동들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행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자녀들에게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꼭 전문가들에 의해서 도움을 받으시도록 그러한 노력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전문가 도움까지 가야 됩니까? 카톡에 빠졌다고?

◆ 이수정 > 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중독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좀 상담을 받으시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는 기관에 가거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네요. 이수정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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