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같은 민족 아냐" 선 긋는 한국인들

성세희|박광범 홍재의 기자 2012. 4.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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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포비아! 다문화 사회의 赤신호]<4>

[머니투데이 성세희기자][[제노포비아! 다문화 사회의 赤신호] < 4 > ]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지난해 12월1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이주공동행동이 '우리의 목소리' 집회를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단속추방 중단'이라 적힌 손피켓을 흔들고 있다.

조선족 이모씨(62)는 4년 전 부인과 함께 한국에 왔다. 한국 땅을 찾은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 중국에서는 한국에 비해 고령자가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씨는 중국에 살면서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욕설과 무시를 하는 데 이해하지 못한 적이 많다"며 "최근 수원과 영등포 등에서 벌어진 잇단 살인사건으로 주변 시선이 차가워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도 최근 영등포 직업소개소에서 살인을 저지른 조선족처럼 한국인에게 돈을 떼인 경험이 있다. 그는 "(일 시작한 지) 사흘 내 직업소개소에 다시 가면 소개비를 돌려준다고 하는데 사정이 있어 3일 뒤에 가면 소개비를 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또 "직업소개소는 소개비로 10만원에서 15만원을 받는데도 제대로 일하기 어려운 일자리를 연결해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재중동포(조선족)를 바라보는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가 최근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조선족이 잇단 살인사건을 저지르면서 범죄자로 보는 인식이 확산됐다.

조선족은 주로 한국인이 기피하는 험하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멸시와 차별을 많이 느낀다고 토로했다.

조선족 김모씨(56)는 세탁소에서 평일 12시간~13시간 일한다. 주말은 새벽3시~오후8시까지 17시간 일했다. 격무에 몸이 상해 지금은 잠시 일을 쉬고 있다.

김씨는 일을 배우면서 자주 당혹감을 느꼈다. 그는 "처음 일을 하면 당연히 서툰데 가르치기보다는 욕설을 하고 심지어 그만두라고 한다"며 "중국에서는 초보자를 잘 가르쳐주고 오래 일하도록 도와주는데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조선족 비난은 "우리 얼굴에 침 뱉는 격"

서경석 서울조선족교회 담임목사는 최근 살인사건으로 조선족 전체를 범죄자로 손가락질하는 행위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 목사는 "조선족은 같은 민족인데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우리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며 "마치 '조선족 전체가 살인을 잘 한다'는 인식이 박히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지역의 한 경찰 관계자는 "(조선족이) 선술집에서 싸우다가 흥분하면서 병을 깨기도 하지만 소문처럼 흉기를 들고 다니지는 않는다"라며 "소수가 저지르는 범죄인데 전체 조선족을 범죄자로 보는 시선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구수 대비 범죄자 통계를 보면 조선족 범죄율은 내국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거주 중국인(조선족 포함)은 29만9321명. 중국인 범죄자는 1만654명으로 인구 대비 범죄자 비율은 3.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국인 범죄자는 193만5262명으로 범죄자 비율은 인구 대비 4.0%였다.

◇조선족 범죄자 낙인은 '위험'

전문가들은 조선족을 비롯한 외국인 범죄를 줄이려면 입국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범죄기록 조회 등을 강화해 외국인 범죄에 적극 대응한다면 범죄 발생률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정혁 안산 중국동포의 집 소장은 "조선족을 비롯한 외국인 입국 시 범죄기록 조회 등을 강화해 선별적으로 입국절차를 밟는 게 중요하다"며 "외국인 범죄자입국을 사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며 특정 국적 외국인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행위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외국인을 보는 구성원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는 관점이 많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조선족은 반은 한국 사람인데 따로 범주화해서 혐오 대상으로 삼는 자체가 문제"라며 "외국처럼 학교나 언론에서 문화 다양성 교육을 했더라면 (외국인에게) 즉각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거나 표현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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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성세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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