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개비 담배'의 부활..그 속내를 들여다 보니

2012. 2. 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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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의 한 가판대 위에 놓여 있는 과자, 껌들 사이, 숨겨진 듯한 뜯어진 담배 갑이 놓여있다.

KT & G의 디스와 디스 플러스, 라일락, 에쎄 라이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 60대 남성이 익숙하게 라일락 한 개비를 뽑아내 입에 물고 고무줄에 연결된 라이터를 끌어다 불을 붙였다. 그리곤 이 남성은 200원을 내밀었다.

이른바 '개비담배'다.

가난했던 시절 한 개비씩 사 피우던 이 담배가 서울 시내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국민 건강 등과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담배 값이 오르면서 건강과, 경제적 이유를 들어 금연을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노릇이다. 한 갑을 사면 줄곧 피워야 하고 한 갑사서 한 개비 피고 버리자니 아깝고.

이런런 사람들에게 '개비담배'는 인기다. 주변 시선 때문에 한 갑을 사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여성도 주고객 층이다.

종로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이모(65)씨는 "옛날에는 개비담배를 많이 팔았었지만 사실 한 동안 없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하기 시작하던 지난 2010년 쯤부터 다시 개비담배를 찾는 사람이 늘어 팔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40년 동안 가판대를 운영했다는 A(여ㆍ75)씨 역시 "하루에 많이 팔릴 땐 15개비가 나가기도 한다"며 "국산 외국 구분하지 않고 한 개비에 200원에 팔고, 주로 50대 이상의 남성들이 많이 사간다"고 했다.

개비담배는 용돈이 궁한 대학생들에게도 인기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근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B씨는 "방학이 아니면 하루에 20개비도 팔린다"며 "내가 담배를 진열해 놓지 않으면 몇몇 대학생들이 와서 '할머니 담배 한 갑 뜯어 놓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갑을 팔면 2배 장사를 할 수 있다.

B씨는 "개비담배가 돈이 되지는 않지만 요즘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담배를 낱개로 사는 것 같다"며 "매일매일 빠뜨리지 않고 담배를 뜯어 놓는다"고 설명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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