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할머니 폭행사건'의 진실은?..양쪽 입장 엇갈려

디지털뉴스팀 박용하 기자 2011. 8. 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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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권하자씨(74)가 가수 이광필씨(49)를 일방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오른 가운데 권씨가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원치 않는데도 '옷을 주겠다'며 달려든 이씨가 무서웠으며 그를 피하고자 우산을 휘둘렀으나 다치게한 적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씨는 "할머니에게 옷을 드리려고 했을 뿐 과잉도움을 베푼 적은 없다"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말했다.

권씨는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이씨와 만난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씨가 이곳(정동 맥도날드 매장)에 찾아와 내게 이상한 옷들을 입으라고 건넸다"며 "내게 '입어볼 수 있느냐'고 의향을 물어본 것도 아니고 그냥 입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가수 이광필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맥도날드 할머니로 알려진 권씨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에 맥도날드 매장을 찾아 여름 옷들을 주려했으나 권씨가 갑자기 욕설을 했으며, 우산으로 몇차례 폭행해 눈에 부상을 입을 뻔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왜 내가 아무 이유없이 그 옷들을 입어야 하는가 싶어 (이씨의) 요구를 만류했다"며 "그런데도 이씨는 계속 입으라고 했다. 내가 연거푸 거절해도 계속 그랬다. 평소 (인간관계에 있어) 민감한 성격인데 그 남자의 표정조차 이상해 보였다"고 말했다.

약간의 두려움이 든 권씨는 맥도날드 매장 밖으로 나가 인근에 위치한 '경향아트힐' 안쪽 홀로 들어갔다.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데 이씨가 뒤따라왔다. 권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다시 온 이씨가) 아까 주려던 옷들을 건네며 또 입으라고 했다"며 "무서웠다. 그에게 몇번 뭐라 했는데도 계속 그랬다"고 전했다.

권씨는 또 "내가 한사코 거절하자 (이씨가) 나중에는 팔목을 잡으려 했다"며 "나도 여자다. 주변에 고함도 쳐봤는데 딱히 도와주는 사람이 없더라. 내 몸을 지키려는 생각에 '저리 가라'고 우산을 휘둘러댔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우산을 몇번 휘둘러대고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그만뒀다"고 말했다.

권씨는 앞서 보도된 권씨의 '실명 위기'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우산은 휘둘렀지만 안경을 깬 일도 없고 남자도 다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밝혔다.

권씨의 이같은 주장은 당시 목격자들로부터도 부분적으로 확인됐다. 권씨가 이씨와 실랑이를 벌인 모습을 봤다는 한 목격자는 "27일 밤 10시쯤 경향아트힐 내 편의점에 있었는데 할머니가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계시는 걸 봤다"며 "그런데 조금 있다 한 남자분이 할머니에게 와서 뭔가를 계속 주려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할머니는 흥분하셨는지 굉장히 거부반응을 보이셨는데 남자분은 물건을 계속 주려고 했다. 할머니는 남자분을 피해 홀 내부의 이곳 저곳으로 자리를 바꿔 피해다니셨다"며 "남자분이 할머니를 계속 따라가 물건을 건네려하자 할머니는 나중엔 우산을 휘둘러댔다. 당시 기억으로는 크게 위협적으로 보이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그렇게 실랑이가 이어지다 어느 순간 남자분이 가신것 같았다"고 말했다. "뭐가 깨지거나 크게 다치는 일이 있었다면 소란스러웠을텐데 그런 낌새는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권씨와 목격자의 주장이 전해지자 이씨는 재반박에 나섰다. 이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7일 맥도날드 매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7시가 넘은 시각이었고 할머니는 매장 안에 계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같이 간 실장님이 '저쪽에 할머니가 오셨다'고 말해 할머니가 오신 것을 알게 됐다"며 "빨리 티셔츠를 드리고 가려 했지만 할머니는 내가 가기 전에 밖으로 나가셨다. 맥도날드 매장내에서는 내가 할머니에게 말을 건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할머니는 나가시더니 옆 건물로 들어가 편의점 앞 의자에 앉으셨다"며 "할머니에게 다가가 '티셔츠 스무장 가져왔다. 더울때 입으시라'고 하자 그 순간부터 갑자기 '뭐야' '꺼져' 등 욕설을 했다. 우산으로 머리도 후려쳤다. 피한다고 피했는데 머리를 살짝 부딪히며 안경에 금이 가 깨진 듯하다. 처음엔 깨졌는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이씨는 "그래도 할말은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할머니의 우산을 잡고 '그런 뜻이 아니다. 맥도날드에 옷은 맡겨놓겠다'고 말했다. 내가 할머니를 계속 쫓아다닌 것은 아니며 과잉친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피해자가 아니라 내가 피해자"라면서도 "좋든 나쁘든 이제 할머니와 내가 관련된 보도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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