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빨간날' 올해부터 대체휴일로 할까, 말까?

2010. 4. 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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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사이에서 2009년은 '저주받은 한해'였다.법정공휴일 14일 가운데 절반이 넘는 8일이 토·일요일과 겹쳐 달력을 보기조차 싫을 정도였다.모 커피회사는 차태현을 모델로 이런 직장인들의 마음을 패러디한 광고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대체공휴일제도 도입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한나라당 윤상현민주당 깅기정,양승조 의원등이 대표 발의한 법안들은 법정공휴일이 토·일과 겹칠 경우 겹친날을 금요일이나 일요일 등으로 대체하는 내용이다.여야를 떠나 큰 이견이 없어 처리가능성이 높지만 재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좀더 지켜봐야할 듯 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정말 다른 나라에 비해 적게 쉬는걸까,아니면 적당한 수준일까.대체휴일제는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과 함께 경제파급효과와 맞물려 있어 한번 제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1.올해부터 '빨간날과 토일요일 겹치는 경우

올해 6일의 법정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치는 것을 비롯 내년 3일, 2012년 5일,2015년 6일등이다.향후 10년간 평균 3.8일이 겹친다.법정휴일이 14일인점을 감안하면 평균 10일을 쉰다는 얘기다.

2.해외 주요 국가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주요 국가중 대체휴일제를 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싱가폴 등이다.프랑스 독일 대만은 시행하고 있지 않다.묘하게 유럽에서 가장 사회복지시스템이 발달한 나라들에서 대체휴일제를 하고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먼저 미국의 경우 독립기념일(7월4일)을 비롯 총 10일의 연방공휴일이 있다.공휴일이 토일과 겹치면 금요일이나 일요일에 자동쉰다.영국은 법정공휴일이 8일로 주요 국가중 가장 짧다.영국에서 공휴일은 통상 은행이 쉬는날을 의미한다고 한다.'일벌레 국가'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대체휴일이 주요 국가중 가장 긴 점은 의외다.15일에 달한다.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그 다음 월요일 쉰다.

대체휴일제가 없는 나라중 대만이 16일로 공휴일이 가장 길다.프랑스는 13일이며 부활절과 성신강림일은 매년 날짜가 바뀌는 특징이 있다.독일의 경우 9일인데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공휴일일은 16개 연방 주별로 특성에 따라 별도 공휴일수를 정하고 있어 실제는 이보다 길다.일례로 천주교가 주를 이루는 남부가 개신교가 주인 북부지방보다 휴일수가 많다.

결국 이들 주요국가와 비교할 때 평균 10일인 우리나라의 대체휴일은 눈에 띄게 짧다거나 길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전체적으로 주요국 평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3.대체휴일제의 3가지 쟁점.

찬반 입장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제정의 타당성,공휴일수의 적정성,경제적 파급효과 등 크게 3가지다.법률적 측면에서 찬성론자들은 법률 제정이 헌법이 보장된 평등권 실현에 부합하다는 입장인 반면 반대론자들은 국가가 민간의 휴일을 강제하는 경우는 일본을 제외한 다른 OECD국가에서는 하고 있지 않은만큼 기업과 근로자의 자율에 맡겨야한다는 입장이다.

둘째 공휴일 수과 관련해서는 찬성론자들은 실제 공휴일수가 외국에 비해 짧다는데 반해 반대론자들은 2009년처럼 8일이 겹치는 경우는 예외적 현상이며 10일의 공휴일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견해다.첫째와 둘째 입장은 주관적 입장이라 개인별 편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마지막 경제파급효과가 그나마 객관적인데 이마저 공교롭게도 경제효과 수치가 엇비스하다.찬성론자들은 빨간날과 법정공휴일이 겹치는 평균 3.8일(4일)을 대체휴일로 사용할 경우 2010년의 경우 8만5282명의 고용유발효과와 총 11조6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근로자들이 쉬는날 쇼핑하고 외출하면 내수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돼 궁긍적으로 내수가 취약한 국내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반면 경총 등 재계는 매년 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 추가부담액이 각각 3조4107억원과 1조8169억원으로 약 5조2000억원이 소용된다는 입장이다.여기에 광공업 및 제조업의 생산차질액은 6조7254어원으로 추산하고 있다.합산 11조9000억원이다. 경제적 파급효과와 비용부담액이 공교롭게도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데이타를 마사지했다는 의혹이 생기는 대목이다) 경제적 효과분석에 대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민간기업이나 학계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4.도입될까 무산될까

찬반 입장이 이처럼 팽팽하게 갈리고 있어 결국 대체휴일제 도입은 정치권의 전략적 선택으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여당 입장에서는 재계 입장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고 그렇다고 대체휴일제 도입을 전면 거부하기도 어려운 처지다.특히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점도 변수다.야당은 대체휴일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어 여론의 향배가 대체휴일제 도입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안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국회입법조사처가 제시한 대안은 단계적 적용이다.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만 택해,이날이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대체공휴일로 한 후 향후 조정해가자는 것이다.2일 정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연차가 10여일 이상 남아있어도 쉬고 싶을때 못쉬는 국내 근로환경과 대체휴일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와 재계의 부담 외에 근로자의 편익이라는 무형의 가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재계의 입장까지 반영한 토 일 선택 대체휴일제 도입을 검토할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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