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임진왜란전부터 한국에 존재했다"

입력 2009. 2. 18. 11:07 수정 2009. 2. 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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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硏 주장..역사.인류학계와 논쟁예고(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 한국의 매운맛을 상징하는 고추가 임진왜란 때 일본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는 통설과 달리, 훨씬 이전부터 국내에 고추가 존재하고 식용으로 쓰였다는 기록이 여러 고서(古書)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추장에 대한 기록은 조선 세종과 세조 때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문헌기록도 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돼 학계에서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18일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박사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정경란 책임연구원은 연구원이 발간하는 계간 「한맛.한얼」에 게재한 고추의 전래에 대한 연구에서 통설인 '일본 전래설'을 고문헌과 생물학적 분석을 토대로 정면 부인했다.

권 박사팀은 "일본 전래설의 핵심은 콜럼부스가 중앙아메리카에서 '아히'(aji)라는 고추를 유럽으로 가져간 뒤 일본을 통해 들어와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인도로 재전파됐다는 것이나 '아히'는 생물학적, 농경사학적 분석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고유의 고추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대영백과사전에도 고추의 원산지로 중앙아메리카 외에 중국,인도도 기록되고 있으며 아시아 대륙, 특히 중국에 수천년 전부터 고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고문헌 기록이 다량 존재한다는 게 권 박사팀의 연구 결과다.

권 박사팀은 국내 고문헌에도 임진왜란 이전에 고추의 존재를 알려주는 문헌이 다수 존재한다면서 그 근거로 임란 100여년전 문헌인 조선 성종 18년(1487년)의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과 중종 22년(1527년) 발간된 훈몽자회(訓蒙字會)를 꼽았다.

구급간이방에는 한자 '椒'(초)에 한글로 '고쵸'라는 설명이 매우 선명하게 나오고 훈몽자회 역시 '고쵸'를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역사학계 등에서 '椒'를 고추가 아닌 천초(산초) 등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고쵸'라는 설명이 붙어있다"고 주장했다.

고추장 역시 조선 세종 15년(1433년) 발간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세조 6년(1천460년)의 식료찬요(食療纂要)에 '椒醬'(초장)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고 권 박사팀은 지적했다.

1670년대 문헌에 '순창 고추장(淳昌椒醬)이 전국에 유명하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으로 봤을 때 향약집성방과 식료찬요의 '椒醬'은 고추장임이 분명하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고추와 고추장이 중앙아메리카가 아닌 중국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근거로 중국 당나라 선종(850년. 신라 문성왕 12년) 때 발간된 중국문헌 식의심감(食醫心鑑)에 닭 관련 음식을 설명하며 '椒醬'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도 발견했다는 점을 들었다.

권 박사는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중앙아메리카와 일본을 통한 국내 고추 전래설에 의문을 갖고 15년 전부터 이 문제를 연구해왔다"면서 "인류학회나 식문화학회에 토론을 제안했으며 6월께 일정을 잡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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