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계 일본인 고마 후미야스씨
광개토태왕비 복제비 제막식 참석
(서울=연합뉴스) 주용성 기자 = 고려(高麗)라는 국호를 성씨로 삼아 고구려의 후예임을 당당하게 밝히는 일본인 고마 후미야스(高麗文康.42)씨.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히다카(日高)시에 위치한 고려신사의 대표직인 궁사(宮司)를 맡고 있는 고마씨가 23일 경기도 구리시에서 열린 고구려 광개토태왕비의 복제비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고려신사의 기원은 666년 고구려의 외교사절로 일본에 건너갔던 약광(若光)이라는 인물로 거슬러 올라간다.
668년 고구려의 멸망으로 돌아갈 땅을 잃어버린 약광에게 703년 야마토(大和)정권은 왕(王)이라는 성(姓)을 하사했다고 속일본기는 기록하고 있다. 716년 고구려인 1천799명이 무사시노(武藏野) 지방에 이주하면서 고려군(郡)이 새로 설치되자 약광은 초대군장으로 부임한다.
고려신사는 일본 땅에 뿌리를 내린 고구려인 약광을 기리는 곳이다.
"고구려인의 후손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조상 대대로 전해온 사실을 숨기거나 더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고려신사에 전해오는 고마씨의 족보인 고려씨계도(高麗氏系圖)에 따르면 고마 후미야스씨는 약광의 60대 후손으로 아버지에 이어 궁사로서 고려신사를 관리하며 제사를 주관해오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고구려의 후예라는 것은 알았고 고등학교 2학년 때에 어머니로부터 역사적 사실을 자세하게 듣게 됐다"고 말했다.
"사춘기 시절 정체성의 문제는 없었을까." 이 질문에 고마 후미야스씨는 "있었다"고 대답했다.
하나는 고구려의 후손이라는 대목에서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도 일본인이 아니고, 둘째는 고려신사의 후손으로 (대를 이어 궁사직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점에서 정체성의 갈등이 한때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고구려계 일본인'으로서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6년 고려군 창설 1천300년 기념사업을 벌써부터 기획, 일부 행사를 실행하고 있을 정도다.
25일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인 고마 후미야스씨는 "구리시가 추진하는 고구려 역사기념관 건립에 관심이 많다"며 "이 박물관이 완공되면 꼭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yo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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