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낙하산은 "재활용" 낙하산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 유사시 적 후방에 침투해 임무를 수행해야하는특전사(육군 특수전사령부)의 낙하산이 막상 펼쳐지지 않는다면... 군 고공침투용 낙하산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만큼 특전사 내부 규정에 따르면 10년 이상 사용했거나 낙하용으로 300차례 이상 사용했을 경우 폐기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군인이 메는 낙하산 가방의 멜빵과 낙하산을 연결하는 고리 등이낡아 끊어지는 등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쇠로 만들어진 고리나 낙하산을 펴는 줄을 보호하기 위한 부품("하우징")은 아무리 사용해도 겉보기엔 튼튼하게 마련이지만 규정을 어기고 사용했을 경우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특전사 모 부대 박모 준위는 지난해 4월 폐기 예정인 부품 600여개를 낙하산 납품업자 김모(44).임모(48)씨 등에게 넘겼고 공군 모 부대 군무원 김모씨도같은해 6월 부품 1천여개를 빼돌렸다.
군납업자들은 오랜 사용으로 반짝거리는 고리 등을 도금해 새 부품인 것처럼 꾸민 뒤 새 원단을 이용해 낙하산을 제작했다.
이렇게 만든 낙하산은 군부대 검수 과정에서 적발될 수 있었지만 검수관 양모준위도 미리 금품을 받고 입막음이 된 상태였다.
김씨 등은 이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11월4일 3억4천100만원 상당의 낙하산 58대를 납품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군납업자 김씨 등이 납품에 앞서 지난 2001년〜2003년 사이에 박모.양모 준위 등 특전사 관계자 4명에게 1억1천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주는 등 군 관계자 15명에게 1억6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기 때문. 향응 제공 방법도 다양해 식사.술 접대는 물론 안마시술소 접대에 찜질방 비용을 대신 낸 경우도 있었고 병원비나 애완견 대금을 내주기도 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군용물 등 범죄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과 뇌물공여혐의로 군납업자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임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이 낙하산 외에도 군용 산악스키모 등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비슷한비리를 저질렀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국방부 검찰단도 군 관계자 15명 가운데 5명을 긴급 체포하는등 강도높은 수사에 착수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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