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소녀상 이전..日 사과하려는 것 맞나"

이혜원2 2015. 12. 29. 17: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협상 후 소녀상 이전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이 시민들로부터 씌여진 털모자와 목도리를 하고, 주한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다. 2015.12.2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협상 후 소녀상 이전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이 시민들로부터 씌여진 털모자와 목도리를 하고, 주한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다. 2015.12.2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한일 양국의 합의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이 이전을 앞두게 되자 시민들이 "그건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 "관련 단체와 협의해 노력하겠다"고 답해 "소녀상을 옮겨달라"는 일본측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였다.

29일 소녀상이 철거될 수 있다는 소식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일본이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7개월 된 딸이 있다는 김모(26·여)씨는 "일본에도 딸 가진 사람이 많을텐데 소녀상에 대해 불편하다 말할 순 없다"며 "일본이 정말 미안해 한다면 오히려 소녀상을 계속 둬서 피해자들의 마음을 되새기는 게 정상 아니냐"고 물었다.

직장인 김모(29)씨도 "일본이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소녀상을 철거해달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녀상 철거를 핵심 쟁점으로 일본의 사과를 받아낸 건 정부가 역사에 죄를 지은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다는 허모(24·여)씨는 "합의 자체에 모순적인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허씨는 "사과할 목적이었으면 소녀상 이전 요구를 왜 하냐"며 "이런 일이 다신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소녀상을 그대로 둬야 진정한 사과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모(31)씨는 "사과에는 조건이 없다"며 "일본의 태도가 마치 기업이 피해자에게 뒷돈을 주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소녀상 철거는 부당하지만 "양국이 합의한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비관적 시각도 있었다. 지인이 위안부 문제 관련 활동을 한다는 최모(52·여)씨는 "국민 정서로 볼 땐 절대 철거해선 안되지만 정치적으로 정부가 얻는 게 있으니 그렇게 결정했으리라 본다"며 "그런 면에서 국민들이 반대한다 해도 바뀌는 건 없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조형예술가 김모(34·여)씨도 "이전에도 지자체 등이 공공예술작품을 작가와 상의없이 철거해 버린 사례들이 있었다"며 "소녀상도 그런 식으로 처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일부 시민들은 "소녀상을 이젠 철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사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71·여)씨는 "이제 철거할 때가 됐지 않나 싶다. 계속 세워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40)씨는 "정부가 뜻이 있어 그렇게 한 것 아니겠냐"며 "애초에 (주한일본)대사가 위안부를 모집한 것도 아닌데 왜 꼭 대사관 앞에 소녀상을 놔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녀상 철거 문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시민도 있었다. 60세 김모씨는 "소녀상 자체는 문제가 안된다"며 "가장 중요한 건 피해자 할머니들이 흡족할 만한 합의를 냈는지 여부"라고 평가했다.

hey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