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주 87%가 20~30대 .. 인터넷·모바일로 영업

손국희 2015. 8. 1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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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6월 검거한 124명 분석컴퓨터·스마트폰으로 홍보·알선SNS 익숙한 젊은층 유입 급증오피스텔 임대 '1인숍'도 늘어수익금 몰수 등 처벌 강화해야
불법 성매매 업소 단속에 나선 경찰이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을 급습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일정한 직업이 없던 김모(28)씨는 2013년 7월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동네 선배의 소개로 구한 직장이었다. 그의 역할은 스마트폰 채팅 프로그램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업소를 홍보하고 예약고객을 접선장소에서 만나 업소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1년 후 김씨는 자신이 직접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그간 모아 둔 돈으로 서울 선릉역 부근의 오피스텔 방 3곳을 보증금 500만원, 월세 50만원씩에 빌려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영업을 개시한 지 채 1년도 안 돼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돈만 날린 채 성매매 전과자가 되고 말았다.

 최근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이 일선 경찰서와 함께 성매매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검거된 업주 124명 가운데 20대가 38명(30.6%), 30대가 70명(56.5%)이었다. 성매매 업주 10명 중 9명(87.1%)이 20~30대였다. 반면 40대 업주는 12명, 50대는 4명에 그쳤다. 서울경찰청 김동수 풍속단속계장은 “최근 들어 오피스텔 임대 등 큰돈이 안 드는 형태의 업소가 늘고 인터넷과 SNS 등을 활용한 홍보가 중요해지면서 30대 이하의 연령층이 성매매 업계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과거 집창촌과 불법 안마시술소 등 이른바 ‘집결지 업소’의 업주가 대부분 40대 이상이었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란 설명이다.

 실제 이번에 검거된 업주들이 성매매를 알선한 방법을 보면 인터넷 유흥 커뮤니티나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한 광고가 120건(96.8%)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명함 형태의 전단을 이용한 광고는 한 건에 불과했고 전화 통화를 이용한 경우도 3건에 그쳤다. 성매매 관련 전과기록이 없는 ‘초보 업주’가 95명(76.6%)에 달해 새롭게 성매매 업계에 유입되는 이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혼자 오피스텔 방을 임대해 성매매는 물론 인터넷 홍보까지 하는 이른바 ‘1인숍’ 형태의 업소도 9곳 적발됐다. 김 계장은 “인터넷만 잘 활용하면 경험이 많지 않아도 성매매 업소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젊은 업주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검거된 성매매 여성들 역시 20~30대(94.3%)가 대부분이었다. 20대가 59.1%, 30대가 35.2%였고 40대는 5.7%에 그쳤다. 성매매 여성들의 직업은 학생·무직(52.7%)이 가장 많았고 아르바이트생(15.1%)·회사원(13.2%)순으로 나타났다.

 건국대 이웅혁(경찰학) 교수는 “성매매 알선행위에 대해선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 수위를 대폭 높여 젊은 연령층이 관련 업종에 유입되지 않도록 원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만큼 도심의 불법 업소들을 지속적으로 적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되는 성매매 업주들을 재판에 넘기는 한편 알선으로 얻은 범죄수익금을 전액 몰수하는 등 단속과 처벌을 동시에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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