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했던 내 남편이 '대머리'였다니.. 이혼하고 싶은데, 나 어떡해요?
사랑하는 남편이 대머리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아내의 기분은 어떨까?
결혼 2개월째, 한참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어야 할 새신부의 '충격적인 폭로'가 눈길을 끈다.
남편의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보고야 말았던 한 누리꾼은 지난 23일 오후 '이것도 사기결혼에 해당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다른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올 스물 아홉 살, 동갑내기 맞벌이 부부라는 글쓴이는 회사가 집과 가까운 남편은 퇴근 후 늘 먼저 씻고 저녁을 차려 자신을 기다려주는 자상한 남편이라고 소개했다.
남편은 5시, 자신은 7시30분에 퇴근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그러나, 그런 남편에 대한 사랑과 신뢰는 두달 만에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글을 올리기 하루 전날, 차라리 '안봤으면 좋았을' 남편의 실체를 보고야 만 것이다.
그날은 몸이 아파 일찍 퇴근했다고 한다. 회사 근태관리가 엄격하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팀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한 후 오후 3시쯤 퇴근해 병원 진료하고 약 처방을 받아 오후 5시30분쯤에 집에 도착했다고 한다. 남편에게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글쓴이가 집에 도착해보니 남편은 화장실에서 씻고 있었는데, 피곤해 안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화장실 앞에 털뭉텅이 같은 게 보이는 것이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아뿔사 '가발'이었다.
순간 글쓴이는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충격'에 자신도 모르게 떨고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있었는데 마침 남편이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었다. 글쓴이 표현을 빌리자면 가운데가 '텅텅'비어있는 상태로.
"어떻게 이 시간에 왔어?"라고 말하는 남편도 순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글쓴이는 "연애할때도 신혼여행 갔을 때도 몰랐고... (대머리) 상상도 못했다"며 "그렇지만 저를 속였다는 게 제일 화난다"고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만났을 때 머리숱 가운데가 텅텅 비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연애도 안했을 것"이라며 (자신이)나쁜 사람 같겠지만 이혼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마지막에 "남편은 울면서 말하려고 했다는데 모르겠다"며 "시아버지도 대머리인데 제 자식도 대머리이길 원치 않는다. 이거 사기 결혼에 해당되는지"라며 조언을 부탁했다.
이들은 3일 만에 11만이 넘는 조회수와 17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베스트 글에 꼽혔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흑백이 갈렸다.
"이혼 사유도 될 수 있어요" "배신감 크겠다" "속인 것은 정말 잘못이지요" "왜 거짓말을 했을까" "사기 결혼입니다"라는 반응이 약간 많았지만 "사람됨 보고 결혼한 것 아닌가요?" "사랑해서 결혼했다면 그것이 문제가 될까요?" "화가 나는 건 이해하겠지만 이혼 운운은 좀" "이혼 사유는 될수 있을지 몰라도 사기결혼은 아닙니다" 등 '사랑'을 강조한 댓글도 만만찮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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