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망언 말도 안돼"..고려대 경제학과 학생들 직접 대자보 붙여

김지원 기자 2015. 9. 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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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정안기 연구교수의 수업 중 친일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 경제학과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정 교수를 규탄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21일 오후 1시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는 <몰상식한 발언으로 민족의 역사를 왜곡한 정안기 교수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고려대 경제학과-정경포효반 공동학생회 ‘우리사이’ 박희석 학생회장의 이름으로 붙은 이 대자보에는 정 교수가 지난 15일 <동아시아 경제사> 수업과 지난해 11월 <경제학원론> 강의 중 했던 발언에 대한 규탄 내용이 담겨있었다.

정 교수는 지난 15일 경제학과 강의 시간에 “위안부들은 성노예가 아니며, 고국에 돌아갈 수 있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남았다” “그 시대는 모두가 친일파였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박씨는 해당 대자보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성노예가 맞다. 피해자분들께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지도 못하셨으며 오히려 성병에 걸리면 그 자리에서 총살을 당하셨다”며 “(해당 발언은) 단순히 교수로서의 책임을 논하기 이전에 한 명의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될 망언”이라고 했다.

또한 정 교수가 지난해 11월 <경제학원론> 수업시간에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야스쿠니 신사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에도 문제가 있다”며 “야스쿠니 신사는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있는 사당이다. 우리 민족에세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일제 강점기를 만들어낸 전범들을 신으로 모시는 사당”이라고 말했다.

해당 대자보의 말미에서 박씨는 “강의마다 이런 발언을 일삼는 교수를 우리는 민족대학 고려대학교와 궤를 함께해온 경제학과의 교수로서 인정할 수 없다”며 “우리는 정안기 연구교수의 몰상식한 발언을 규탄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또 앞으로 학우들의 정당한 교육권을 위해 해당 교수가 강의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점심 시간에 대자보를 읽고 있던 경제학과 ㄱ씨는 “문제가 되는 수업을 직접 듣진 않았지만 예전에 정 교수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며 “아무리 맥락을 따진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 측은 “오늘 대의원 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검토 후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학생회 측의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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