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급수 물고기 안심하고 먹었는데..기생충 '득실'

송인호 기자 2016. 9. 1. 21: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피라미, 갈겨니, 참몰개, 모래무지. 모두 깨끗한 1급수에 사는 토종 민물고기들입니다. 그래서 민물고기긴 하지만 날로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그러나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기생충인 간흡충이 대량으로 나왔고, 이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참붕어를 잘게 갈아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봤습니다.

동그란 막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립니다.

간디스토마로도 알려진 간흡충입니다.

참붕어뿐 아니라 돌고기와 참몰개 등 1급수의 맑은 물에 사는 토종 물고기들에서도 마리당 최대 3천 개 넘게 발견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간흡충에 많이 감염된 민물고기 10종을 선정했는데, 참붕어 빼고 9가지가 1급수에 사는 물고기였습니다.

[조신형/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관 : 우리나라 고유종의 민물고기는 근본적으로 다 감염되어 있다. 한 마리를 먹었을 때도 치명적인 감염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맑은 물에 살면 기생충이 없고 날로 먹어도 된다는 상식을 깨는 조사 결과입니다.

[강원도 지역 주민 : (어떻게 먹어요?) 껍질 까서. 쫙 벗기면 벗겨져요. 그러면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어요.)]

몸 안에 들어오면 담즙의 이동 통로인 담도에서 20년 넘게 기생합니다.

복통과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담도암을 일으킵니다.

국내 담도암 환자 230여 명을 처음으로 추적한 결과 25%가량이 간흡충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선미/충북대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 (간흡충은) 담도를 따라서 쭉 올라가게 돼요. 여기 작은 관들이 있잖아요. 이런 데서 간흡충이 살게 됩니다.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다 보니까 거기서 암이 시작되는 거죠.]

질병관리본부는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국가 건강검진에 간흡충 항목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우기정) 

송인호 기자songster@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