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먹는 사람의 자존심 존중..1000원만 받았어"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즐겨찾는 '천원 백반집'을 운영해오던 김선자 할머니가 암투병 끝에 지난 18일 73세의 나이로 별세, 누리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김 할머니가 전통시장 대인시장에 백반집 문을 연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애초 죽 집을 차리려 했다가 차라리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천원 백반 식당 '해 뜨는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할머니는 생전 "몇 차례 사업 실패 후 보험회사 일을 하다 은퇴하고 벌인 찜질방 사업마저 투자한 돈을 사기 당했다"며 "빈털터리일 때 오히려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생각, 재래시장 한쪽에 천원 백반집을 어렵사리 열었다"고 손해만 보는 식당을 열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천원 백반집에는 날이 갈수록 손님이 늘어 하루 100여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매달 쌀을 기증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연탄을 수백장씩 가져다 주거나 김치를 담가주는 등 도움이 끊이질 않았다. 밥값으로 1만원짜리를 몇 장 건네며 "이것밖에 못 드려 죄송하다"는 손님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천원 식당은 김 할머니가 지난 2012년경 대장암으로 쓰러지면서 문을 닫기도 했다. 김 할머니의 암투병 소식에 주변 기업과 시장상인들, 시민들이 돕기에 나서 천원식당은 1년만에 이들에 의해 다시 따뜻한 나눔의 밥상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암이 악화돼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은 김 할머니는 그동안 먼발치에 자신의 일군 천원식당의 기적을 지켜보다 이날 영면했다.
김 할머니는 "천원 식당을 계속 이어가 달라"면서 "주변 사람들이 적극 나서 식당운영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김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천원 밥상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배부른 밥상"이라며"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애도했다.
이어 "할머니의 삶은 곧 '광주정신'의 다른 이름이다"며 "남은 저희들이 그 뜻을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단 한 사람도 낙오됨이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광주 공동체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사진=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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