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독성 실험비' 3억 아낀 옥시, 광고선전에는 140억 펑펑

2016. 5. 12. 09: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99년ㆍ2000년 ‘가습기 살균제’ 개발 당시 공시 자료 분석…접대비도 연 1~2억
-윤성규 환경부 장관 “장삿속 상혼ㆍ법제 미비가 빚어낸 대규모 인명살상”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초유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서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현 RB코리아)가 문제의 상품 개발 당시 140억원이 넘는 광고ㆍ선전비용을 지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억원이 소요되는 흡입독성실험은 고의적으로 실시하지 않아 재차 모럴해저드 논란과 함께 법적ㆍ윤리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2일 헤럴드경제가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명피해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상품이 개발ㆍ출시된 지난 1999년과 2000년 옥시의 광고선전비용은 각각 108억원과 142억원에 달했다.

이후에도 옥시는 매년 100억원이 넘는 돈을 광고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의 경우 광고비가 250억원을 넘기도 했지만 2011년 주식회사 법인을 유한회사로 변경한 다음부터는 따로 공시를 하지 않았다. 1999년과 2000년 들어간 접대비 역시 총 4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옥시 제품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반면 같은 기간 상품의 안전성 문제와 직결되는 경상(늘 일정하게 들어가는 것)적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연 4억~5억원에 불과했다. 옥시가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채 수백억원을 들여가며 외부 판촉에 열을 올렸다는 점에서 시민단체들은 “몇 억원을 절감하려고 기본적인 기업 윤리마저 저버린 게 아니냐”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옥시가 아끼려고 했던 흡입독성실험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3억원으로 추정된다. 옥시는 1990년대 후반까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프리벤톨R80’이라는 화학물질을 사용했다. 옥시 측은 이 물질에 대해서는 흡입독성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제품 제조에 사용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로부터 “가습기에 하얀 이물질이 생기고 세척력도 썩 좋지 않다”는 민원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옥시는 민원을 접수한 이후 2000년부터 제품 원료를 문제의 PHMG로 바꿔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상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 연구진의 경고 서신까지 받았지만 특별한 흡입독성실험은 실시하지 않았다. 한정된 연구개발비 속에서 원가절감을 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10억원에서 20억원대에 불과했던 가습기 살균제 시장 규모를 감안해 실험비용에 부담을 느낀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별다른 안전 실험이 없었음에도 옥시는 제품의 겉부분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광고 문구를 넣는 등 ‘도덕적 해이’까지 드러냈다. 옥시 제품으로 인해 폐손상 피해를 입은 인원은 정부 추산으로 177명에 달한다. 사망자도 70명에 달해 전체 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자(90명) 중에서 가장 많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보고 받고 지시한 장본인이 신현우(68) 당시 옥시 대표였던 것으로 보고, 당시 옥시 연구소 관계자 3명과 함께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이르면 이번주부터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들을 불러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국회와 정부도 검찰 수사를 주시하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전날 국회 현안보고에서 “(이번 사건은) 장삿속만 챙기는 상혼과 제품 안전관리 법제 미비가 중첩돼 빚어진 대규모 인명살상행위”라며 “장기 손상 등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정확한 판정을 거쳐 보상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bigroot@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아이 영어글쓰기, 어떻게 교육하나요]
피소 유병재…“사람들이 날 미워하는게 무섭다” 눈물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라디오스타’ 민효린 “JYP서 퇴출 당해”…박진영 "존재 자체를 몰랐다"
헐벗은 볼륨女 덕에…버블티 ‘불티’
‘한가인’ 닮은 얼짱, 이제는 ‘섹시 BJ’
발 치료하던 닥터피쉬, 쩍벌女 만나니 ‘망측’
‘상상초월’ 대륙의 충격 야외데이트
햄버거 가게서 바지에 손 넣고 뭐하는 짓?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