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청소원 채용에 '체력훈련' 시키는 서울시

남형도 기자 2015. 1. 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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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내 시설청소원 채용시험에 '히딩크식 훈련' 셔틀런 도입.."안전사고시 본인 책임"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청사 내 시설청소원 채용시험에 '히딩크식 훈련' 셔틀런 도입…"안전사고시 본인 책임"]

서울시가 청사 내 사무실·화장실 등을 청소하는 청소원 채용시험에 '공포의 삑삑이'라 불리는 20m 왕복달리기 등 체력 시험을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채용대상이 만50세 이상 준고량자 및 고령자인데다 지원하는 의료진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시험의 적절성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시청사 시설청소원 공개채용시험'에서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168명을 대상으로 오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2차 체력검정을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체력검정은 통상 도로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등이 실시하는 것으로, 청사 내 시설청소원 공개채용에까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력검정 시험 항목은 총 4가지로 △윗몸일으키기 △상대악력 △바벨(원판)들고 앉았다 일어서기 △20m 왕복 오래달리기(셔틀런) 등이다. 종목당 10점씩 총점 40점이며, 4개 종목 점수의 합산 결과에 따라 고득점자순으로 선발한다. 단, 종목당 2점 이상 득점하지 못할 경우 자격미달로 부적격 판정을 받는다.

이중 '20m 왕복 오래달리기'는 체대입시생이나 운동선수들에게도 '공포의 삑삑이', '지옥의 셔틀런'으로 불릴만큼 강도 높은 훈련이다. 과거 월드컵 축구팀 감독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가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훈련이기도 하다.

이 훈련은 20m 구간을 정한 뒤 '출발' 신호가 떨어질 때마다 반대편으로 질주해 가능한 오래버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간을 반복할 때마다 '출발'신호는 점점 짧아져 훈련강도가 높아지며, 체력의 한계치가 될 때까지 시행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남자 청소원은 57회 이상, 여자 청소원은 34회 이상을 반복해야 10점 만점을 받도록 기준을 책정해 뒀다. 남녀 각각 6회, 4회 이하는 부적격으로 처리토록 했다.

워낙 강도 높은 훈련이지만 시험 과정이라 전력을 다할 것이 예상돼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게다가 이번에 체력검정 시험을 보는 시설청소원은 준고령자(만 50세 이상~55세 미만)나 고령자(만 55세 이상)들이다. 왕복 달리기의 제한시간도 없다.

또 채용공고가 난 것이 지난 12월 17일이라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지옥훈련을 대비할 시간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더구나 시험현장에 필요한 의료진을 간호사 등 1명만 지원키로 한 상황이라 의료지원 인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시는 서울시 은평병원에 해당 공문을 보내 이를 요청해 뒀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체력시험 시 발생하는 안전사고 등에 대한 책임은 응시자 본인이 모두 지도록 채용공고에 명시했다. 시는 "건강상 질환이 있음에도 체력검정 전에 시험관에게 알리지 않아 체력검정 도중의 사고나 본인 부주의로 생긴 사고는 응시자 책임"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개채용은 용역회사 소속이던 청소근로자를 이달 정규직(공무직)으로 전환한 후 처음이라 어느 때보다 경쟁이 과열될 전망이다. 최종 8명 모집에 173명의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 21.6:1의 경쟁률을 기록한 상태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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