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심장 힘찬 박동..여기는 세종특별시입니다

2012. 6. 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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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종시 시대 개막] 7월 1일 공식 출범

왕복 8차로 한가운데

자전거 전용도로 눈길

활기 띤 첫마을 아파트

1735가구가 외지서 와

새로 생기는 150개 학교

'스마트' 시설·한반은 20명

"교육시설·환경 따져보고

여건 우수해 이사왔어요"

지난 6일 둘러본 세종특별자치시는 7월1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대전광역시 노은동 외삼네거리를 지나 세종시로 이어지는 국도 1호선에 진입하자 도로 생김새부터 확연히 달랐다. 대전시경계에서 세종시까지 9㎞ 구간은 신호등이나 고가도로 없이 시원하게 뚫려 출발한 지 10여분 만에 도착했다. 횡단보도와 우회전길 등이 모두 지하화돼 있다. 왕복 8차선 도로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인상적이다. 도로와 상하수도, 가스 등의 도시기반 시설은 완성된 상태였고, 중앙부처가 들어설 건물과 공무원들이 입주할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연말부터 입주한 세종시의 첫마을 아파트 단지에는 아이들로 활기가 넘쳤다. 첫마을은 유달리 아이들이 많았다. 국토해양부 산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집계한 지난달 30일 현재 첫마을 주민 전입 현황을 보면, 1735가구 5373명이 외지에서 이주를 해왔다. 가구당 가족수는 3명으로 예상치 2.5명을 웃돌았다. 행정도시건설청의 배준석 사무관은 "첫마을 아이들을 위해 올 3월 개교한 참샘초등학교는 학년별로 5개 반씩 30개 학급에 57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며 "학년별로 예상보다 40명 정도 많은 아이들이 전입학한 점으로 미뤄 30~40대 젊은 부부 세대가 이주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샘초를 비롯해 세종시에 들어서는 150개 학교에는 '스마트학교 시설'이 기본으로 설계되고, 첫마을도 유럽식으로 지어져 이주민들의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ㅁ부동산투자컨설팅의 이양선 대표는 "1차 분양 가구가 2242채인데 6개월 만에 입주율이 90%를 넘어섰다"며 "신도시 아파트는 가장만 혼자 이사 오는 경우가 많은데 세종시는 가족 단위 이주가 대부분이고, 이주도 매우 빠른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첫마을 305동에 사는 이아무개(38)씨는 "아내가 만삭인데 주변에 산부인과가 없어 대전까지 다녀와야 하고, 직장도 충남 금산이어서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도 "교육시설과 환경, 도시의 발전 가능성 등을 따져 봤더니 여건이 우수해 아이들을 우리나라 최고의 도시에서 키우려고 가족이 이주했다"고 말했다.

지역별 전입은 대전이 670가구로 가장 많았고 충남 536가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49가구, 충북 65가구, 경상권 56가구, 전라권 53가구 등이었다.

첫마을 주민이자 세종시 원주민인 임재긍(57)씨는 "2004년 연기·공주가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선정된 뒤 참 많은 사건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원주민들은 상처를 입고 피해를 당했다"며 "세종특별자치시청 개청을 계기로 세종시가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어 서울도 잘살고 전국도 고루 잘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래 세종시의 첫 이름은 신행정수도였다. 그러나 신행정수도는 수도 분할에 반대하는 이들과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건설 특별법 제정 1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행정도시는 대통령과 국회, 외교, 국방 기능은 서울에 두고 다른 행정 기능은 이전하는 것을 뼈대로 신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계승한 차선책이었다.

정부의 9부2처2청이 옮겨올 세종시의 공식 이름은 '행정중심복합도시'(행정도시)이다. 세종시시대의 개막은 또 하나의 자치시 등장을 넘어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 기능을 분산하는 국책 과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행정학)는 <한국경제포럼>(제2집 제4호)에서 "행정도시는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인 목표에 입각해 제안되고 추진됐다"며 "행정도시는 목표가 아니라 수도권의 인구와 기능을 분산함으로써 과밀을 해소하고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미 서울은 과포화 상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중앙행정기관의 79%, 공기업 본사와 정부출연기관의 83%, 100대 기업의 91%,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세종시 건설은 또 하나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게 아니라 21세기 한국 발전 시스템을 공간적으로 이끌 새로운 중추기능을 국토 중심부에 구축하는 종합 공간 전략"이라고 정의했다.

첫마을을 지나 정부청사 공사 현장인 중심행정구역(옛 충남 연기군 남면 종촌리)으로 가는 길은 타워크레인이 숲을 이뤘다. 정부청사는 완공된 모습을 예상할 수 있을 만큼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행정도시건설청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 때문에 정부청사 건축 일정이 지연되자, 턴키(설계·시공 일괄수주계약) 방식으로 공사를 발주해 공기를 줄였다.

이춘희 초대 행정도시건설청장은 "그동안 수도권 일극 중심의 불균형 발전 모델이 빠른 성장을 견인해왔다면 이제는 지방분권 사회가 선진국 도약의 필수 조건이 됐다"며 "세종시는 수도권에 대응할 중부권 축의 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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