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故 유희남 할머니 '20억설'은 위증"

김태헌 기자 2016. 10. 1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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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일본군 조직적 개입" vs 박 교수 "공식 문서 없어" 법원, 이날까지 증거조사 마무리
박유하 세종대 교수(59). /뉴스1 DB.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책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교수(59)가 자신의 재판에서 증거로 제시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유희남 할머니의 증언이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1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상윤)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서 검찰 측이 유희남 할머니가 "박 교수가 일본 고위층에게서 20억원을 받아주겠다고 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이에 박 교수는 "검찰 측이 언급하지 않았으면 하지 않았어도 될 고인에 관한 얘기를 하게 돼 안타깝다"며 "유 할머니가 말한 일명 '20억 설'은 위증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20억원이라는 액수도 배춘희 할머니라는 다른 위안부 할머니와의 통화에서 처음 들었다"며 "이미 당시 녹취록을 증거자료로 제출했으며, 필요하다면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배춘희 할머니는 처음부터 위안부로 가지 않았고, 일본이 모집한 정신대에 자발적으로 갔다가 후에 위안부로 바뀐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박 교수는 일반화 해 자발성을 책에서 서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 측은 "제국의 위안부가 배 할머니 증언만 활용해 침소봉대 식으로 썼다고 하는데 그 밖의 많은 자료를 활용했다"고 맞섰다.

양측은 이밖에 '1993년 고노담화' '1996년 쿠마라스 와미 보고서' '1998년 게이 맥두걸 보고서' 등에 나오는 표현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검찰은 특히 "위안부 모집(징집) 과정에서 관헌 등이 가담한 적 있었다는 고노담화의 표현이 있다"며 "박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공식적으로 조선에서는 위안부 과정의 일본군 개입이 없다'고 서술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 측은 "고노담화의 해당 내용은 일본군이나 정부의 방침이 아니라 개인적 일탈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양측은 박 교수가 책에서 제시한 해결책을 놓고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책에서 제시된 해결책은 '군인과 위안부의 동등한 전후 보상'"이라며 "박 교수는 일본 정부가 전쟁 후 위안부에게 일본군과 동등한 보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보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제시한 해결책은 '일본군-위안부'가 아니라 '남성-여성'에서 생명을 잃고 죽으면 법에 따라 보상을 받은 남성 군인과 달리 여성들은 최전방에 끌려가면서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것을 지적한 게 '비동등 대우'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사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군인에 의한 강제연행'만 언급해 왔다"며 "'인신매매' '매춘' 등의 측면이 있었다는 증거와 증언이 나올 때 그것을 외면해온 것이다. 강제연행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기 위해 (나를)고발 한 것이다"고 말했다.

재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8~9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까지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조사를 모두 마쳤다. 다음 재판은 11월8일 오전 10시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다.

solidarite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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