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의료사고' C형간염 집단감염 반복..왜?

이인준 2016. 8. 2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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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제 혼합 사용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또다시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확인됐다.

지난해 7년간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온 '서울다나의원'과 올해 초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의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이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의심기관으로 신고된 서울현대의원(현 제이에스의원)이 2011~2012년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C형간염 집단감염은 후진국형 의료사고로 분류된다.

C형간염은 대개 혈액을 매개로 감염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내 평균 C형간염 항체양성률은 0.6%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C형간염은 일부 성접촉이나 피어싱, 문신 등 미용시술 과정에서도 나타나지만 오염된 주사기 등을 재사용하는 등 비위생적인 의료 환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전 의료현장에서 일회용품 구매와 폐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사기 등을 소독해서 사용하던 구태가 일부 병원에서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C형간염 발생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주사기 재사용이 지목된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회용 주사기 한 개가 불과 100원어치도 안 되는 상황에서 주사기가 의료현장에서 재사용 되는 현실은 국내 의료진의 후진적인 발상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각종 주사제를 혼합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주사기를 다시 사용하는 경우 C형간염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발생한 한양정형외과의원 C형 간염 집단 발생의 경우 주사제를 혼합하기 위해 용액이 담긴 병에 여러 차례 바늘을 꽂아 사용하다 감염 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된다.

또 최근 동네 병·의원이 경영난을 돌파하기 위해 비타민 주사나 미백 주사 등 다양한 수액 주사를 사용하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위험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다나의원 사태로 올해 초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를 입힌 의료인은 면허 취소와 함께 5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C형간염이 감염병 환자 발생의 전수 보고가 어렵고 중증도가 비교적 낮다는 이유를 들어 전수감시체계가 아닌 표본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보건당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C형간염 환자가 많이 발생한 병·의원을 분석해 일회용 재사용 의료기관을 적발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나 사후약방문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C형간염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5 감염병 감시 연보에 따르면 C형간염 환자는 ▲2011년 4316명 ▲2012년 4272명 ▲2013년 3703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2014년 4126명 ▲2015년 4609명 등 최근 2년간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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