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명 죽음부른 가습기 살균제 사고 전국조사결과 나왔다

입력 2016. 3. 9. 09:27 수정 2016. 3. 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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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의심자 374명 분석 결과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5년 전 엄청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사망자의 반 이상이 4세 이하의 영ㆍ유아인 것으로 밝혀졌다.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를 유발하는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폐손상은 국내에서 1995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보건당국이 문제된 살균제를 수거 조치한 2011년까지 지속됐다.

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이 1994∼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용 뒤 폐손상을 입은 것으로 의심된 374명의 임상 증상ㆍ가습기 살충제 사용기간 등을 집중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는 2011년 전국을 강타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설치한 폐손상조사위원회의 역학조사 결과로 미국흉부학회저널’ 최근호에 소개됐다. 


폐손상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는 374명의 병리학적 소견ㆍ방사능 검사ㆍ임상 증상 등을 기준으로 이들을 재분류했다. 조사위가 만장일치로 판정(4등급)을 내린 사람은 329명이었으며 45명에 대해선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판정이 내려진 329명 중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가 ‘확실’한 것으로 분류된 사람은 117명이었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 높음’은 34명, ‘가능성 있음’은 38명이었고, 나머지 140명에겐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이 ‘무관’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판정된 사람은 모두 68명이었다. 이중 ‘확실’은 50명, ‘가능성 높음’은 12명, ’가능성 있음’은 6명이었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일으킨 것이 ‘확실’하다는 판정을 받은 117명을 연령별로 분류한 결과 0∼4세가 60명(51.3%)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20세 이상(43명), 5∼20세(14명) 순이었다. 성별론 여성이 66명으로 남성(51명)보다 약간 많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치사율도 4세 이하의 아이에서 높았다. 남아의 치사율은 42%, 여아는 70%에 달했다. 백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피해자 중엔 한 주(週)에 7일 모두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하루에 11시간 이상 쓴 사람이 많았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장기간 사용한 사람보다는 단기간이라도 집중적으로 쓴 사람에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첫 노출이 4세 이전이거나 가습기 살균제의 공기 중 농도가 1㎥당 800㎍ 이상일 때 사망에 이른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밝혀진 117명에게 직접적인 손상을 준 살균제 성분도 분석했다.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손상을 입은 사람이 전체의 80.3%(94명)에 달했다.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 성분의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19명(16.2%)이었다.

PHMGㆍPGH는 살균제나 부패방지제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살균력이 뛰어난데다 물에 잘 녹아 가습기 살균제로 널리 사용됐었다. 피부독성과 경구독성은 다른 살균제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스프레이 형태로 뿌리면 폐에 흡입돼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화를 불렀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2011년 봄 대형 병원에서 젊은 임산부들 사이에서 원인 불명의 폐손상 사망 사례가 속출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반 공산품이던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했다. 이후 현재까지 의약외품으로 공식 승인받은 가습기 살균제는 없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백 교수는 폐손상조사위 위원장과 삼성전자ㆍ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백혈병 협상의 조정위원을 맡은 산업보건 분야의 권위자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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