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온 외국인 4300여명은 어디로 갔을까
제주도에 무사증(무비자)으로 들어와 체류하던 외국인 중 4300여 명이 지난해 사라졌다. 이들 대부분은 불법으로 제주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들어갔거나 제주에 불법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30일간 비자 없이 제주에만 머물 수 있는 무사증 제도가 불법체류 경로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17일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숙소를 무단 이탈한 무사증 베트남인 56명 중 이날까지 28명을 찾아내 불법 취업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폐지 운송 차량에 숨어 제주항에서 여객선으로 목포로 가려던 외국인들이 검거되고 있다. 자료사진 |
무사증으로 제주에 온 뒤 숙소를 이탈한 베트남인들에 대해 수사하는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불법취업 알선책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남성을 쫓고 있다. 이 한국인 남성은 무사증으로 온 베트남인들이 머물렀던 제주시 연동 숙소 로비에서 지난 13일 베트남인 3명을 차에 태우고 한림읍 소재 식품제조공장까지 데려다 준 인물이다. 이들 베트남인 3명은 제주에 불법 취업하기 위해 현지 알선책에게 1명당 각각 1만500달러(1200만원가량)씩 건네주고 무사증으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무사증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늘면서 무단이탈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인이다. 무사증으로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2011년 11만3825명, 2012년 23만2929명, 2013년 42만9221명, 2014년 64만5301명, 2015년 62만9724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무단 이탈자 역시 2011년 282명에서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450명, 2015년 4353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적발 건수는 2011년 53명, 2012년 147명, 2013년 172명, 2014년 602명에 그쳤다.
무사증 입국자의 이탈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고, 무단이탈을 돕는 알선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테러지원국가 등 11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국민들은 사증 없이 30일간 비자 없이 제주에만 머물 수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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