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조각 브라질국채로 16억 가로챈 일당 재판행

전재욱 입력 2016. 1.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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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도 더 전에 발행..브라질 정부 "현금화 시도는 사기"
이씨 등이 최대 4조원의 미래가치가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제시한 브라질 국채.(서울중앙지검 제공)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40년도 더 전에 발행해 휴지 조각과 다름없는 브라질 국채를 최대 4조원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 16억원을 끌어모아 가로챈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외사부(부장 전성원)는 홍콩에 있는 페이퍼컴퍼니 K사 이사 이모(45)씨와 배모(39)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브로커 한모(50)씨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브라질 국채 H시리즈에 투자하면 두 달 안에 최대 20배를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피해자 5명한테서 16억여원을 투자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972년 발행한 브라질 국채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가치는 1조원이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2036년이 되면 최대 4조원으로 가치가 뛸 것이라며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해당 채권은 브라질 정부가 사기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채권에 대한 채무를 인정하지 않은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1970년대 발행한 채권은 만기가 365일보다 짧고 만기가 재조정된 적 없어 해당 채권은 이미 휴지조각이라는게 브라질 재무성의 공식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 등은 “브라질 국채 소유자의 할아버지가 브라질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국채를 받았고 친형은 브라질 상원의원이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매각을 위해 국제증권식별번호를 받아 블룸버그에 매물로 올렸다고 했으나 서류를 위조하거나 조작하는 등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범행을 위해 2013년 9월 홍콩 현지에 K사를 세우고 국내의 브로커 한씨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는 2014년 2월 피해자 박모씨를 이씨 등에게 소개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1억1000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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