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직장인 절반, 동료와 사이 안좋다

김현주 2015. 2. 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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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미생> 성공의 이면에는 직장인들의 높은 공감이 있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구나' 하는 위로가 직장인들에게 위안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직장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더 나아가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ㆍ정신적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일컫는 '번아웃 증후군'의 용어를 알고 있는 직장인들이 2014년 39.3%에서 2015년 55.5%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번아웃 증후 상태를 언급하거나 들어본 경험이 많아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전체 10명 중 4명은 스스로가 현재 번아웃 증후군 상태에 해당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성보다 여성, 그리고 젊은 직장인일수록 자신을 번아웃 증후군 상태라고 많이 생각하는 편이었다.

◆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실제 번아웃 증상을 평가해 본 결과, 개개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을 공산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전체 52.5%가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됐다고 느끼는 상태라고 응답했다. 50대(40%)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절반을 넘는 직장인이 업무로 인한 완전 탈진 상태를 호소했다. 전체의 81.5%는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직장인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일에 지쳐서 업무를 빨리 끝내기에 급급하다는 응답을 많이 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하면 피곤함을 느끼고, 퇴근할 무렵에는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 든다는 직장인도 작년보다 늘어난 모습이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간다는 것을 느끼고도 있었다.

이렇게 현대 직장인들이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감정노동의 증가와 함께 소속감·유대감이 부족한 직장문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먼저 요즘 회사에서 불필요한 감정노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직장인이 그렇지 않은 직장인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여성과 젊은 직장인이 직장 내에서 감정노동을 더 많이 겪는 편이었다. 게다가 직장인 10명 중 3명만이 자신이 현재 다니는 회사의 직원간 결속력이 높은 것 같고, 회사의 일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만큼 직장 내에서 서로간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회사에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2명 중 1명에 그쳤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전체 직장인의 64.9%는 내가 다니는 회사가 다른 회사에 비해 좀 더 인간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노력을 인정하고 북돋아주는 분위기라면, 바쁜 회사생활이라도 잘 견뎌낼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직장인이 무려 75.1%에 달한다는 점에서, 현재 우리사회의 직장 문화의 개선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실제 번아웃 증후군의 해결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직원 상호간 노력을 인정하고 북돋아주는 문화를 꼽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 10명 중 9명 "직장생활 스트레스 경험"…젊은 층일수록 더 심해

대부분의 직장인(96%)이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편이라는 직장인이 10명 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직장 내 스트레스의 강도를 더욱 높게 느끼고 있었다. 남성과 여성의 스트레스 수준 차이는 거의 없는 가운데, 전문직 종사자가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가 다른 직업에 비해 높은 특징도 나타났다. 반면 직장생활의 스트레스 강도를 보통수준이라고 평가한 직장인은 31.3%였으며, 낮은 편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은 단 10%에 불과했다.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겪게 되는 대표적인 신체적 변화는 극도의 피로감과 의욕상실이었다. 다음으로 ▲이유 없는 분노 ▲무기력감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를 겪는 직장인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젊은 직장인들이 더 많은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또한 다른 이성에 비해 여성은 피로감을, 남성은 집중력 저하를 많이 느끼는 편이었다.

◆ 직장생활의 암적인 존재, 진상 부리는 상사·고객

이와 함께 각 대상별 스트레스 유발 정도를 평가한 결과,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정도가 가장 높은 대상은 역시 직장상사였다. 전체 직장인의 56.6%가 직장상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유발하는 편이라고 응답했으며, 아무래도 젊은 직장인들이 직장상사의 스트레스 유발 정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직장상사가 주는 스트레스 빈도가 낮은 편이라는 응답은 19.1%에 불과했다. 임원들 역시 스트레스를 빈번하게 느끼게 하는 주 대상이었으며, 회사 고객들에게 느끼는 스트레스 유발 정도도 높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직장인들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상사의 유형은 '팀원과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상사' 였다. 불가능한 시간 안에 업무처리를 요구하는 상사와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바뀌는 상사, 이유 없이 질책하는 상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이밖에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상사와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 주말에 일 처리를 명령하는 상사로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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