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 쉬는데.." 10일 대체휴일 출근하는 이들의 상대적 박탈감
[헤럴드경제]경기도 광명의 박모(여ㆍ35)씨 부부는 8일 아침 차례를 지내고 바로 귀경길에 올랐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 씨는 10일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쉬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 들은 박 씨의 남편은 오랜만에 찾은 고향을 빨리 떠나야 하는 서운함을 뒤로 했다.
박 씨가 출근하면 남편이 10일 하루 종일 아이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남편은 그나마 재택근무가 가능해 아이 혼자 놀게 두고 틈틈이 노트북 앞에 앉아야 한다. 둘 다 대기업에 다니는 처제네는 이미 강원도로 1박2일 여행을 떠났다.
'공무원도 쉬고 대기업도 쉬는데…' 박 씨의 상대적 박탈감만 커졌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 대체휴일제가 처음 시행되면서 관공서와 학교는 휴일로 운영된다. 그러나 대체휴일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10일 출근을 한다. 무엇보다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이들에게 가장 큰 불편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비상근무 체제로 문을 열지만, 민간의 경우는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 사전 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괜히 눈치가 보여서 아이를 맡기겠다고 선뜻 얘기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같은 불편함이 조만간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2018년 대체휴일이 몇일인지 회자된다.
설날이나 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거나 어린이날이 토요일 또는 다른 공휴일과 겹치면 해당일 다음 첫 번째 비공휴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018년에는 10일이 휴무로 지정될 예정이다.
한국의 하루 노동시간이 선진국들에 비해서 많은 상황에서 대체휴일제 도입으로 휴무가 늘어나면서 특히 중소기업 고용주들은 대체휴일제 적용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기업의 생산성 제고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가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를 보장해 주기 위해 정부가 머리를 모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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