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친' 호남고속철도 전력선 입찰..8개업체 입건

2014. 7. 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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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 국산으로 속여 납품·서류 조작해 성능검사 통과

중국산 제품 국산으로 속여 납품·서류 조작해 성능검사 통과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350억 규모의 호남고속철도 전력선 입찰에 참여한 전선회사들이 조직적으로 담합한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력선 입찰 과정에서 중국산 저가 전력선을 국산으로 둔갑해 납품하거나 성능검사 성적서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담합한 혐의(입찰방해)로 전선회사 8곳의 임직원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업체는 일진전기, LS전선, 넥상스코리아, 대한전선, 호명케이블, TCT, KTC, 가온전선 등이다.

경찰은 이들 업체에 입찰 정보를 미리 알려준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 황모(43)씨와 성능검사 조작에 가담한 시험기관 연구원 박모(48)씨도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호남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기존에 300㎞로 달리는 KTX가 아닌 350㎞ 주행이 가능한 새로운 철도 사업이다. 공단 측은 자재 국산화와 공정 경쟁을 목표로 전력선 입찰을 시행했다.

하지만 적발된 업체는 지난해 5월 입찰담합을 사전에 약속하고, 경쟁입찰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전차선(전기기관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주 전력선)과 조가선(주 전력선을 지탱하고 전력 공급을 보조하는 전선) 입찰 과정에서 업체별로 낙찰사, 들러리 업체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이어 낙찰사가 납품해야 하는 물량을 8개 업체끼리 2·3차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불법 분배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은 수수료 형태로 7~13%씩 챙겼다.

일진전기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135억원어치의 중국산 저가 조가선을 마치 자체 생산한 제품인 것처럼 속여 여섯 차례에 걸쳐 납품하는 수법으로 55억원의 부당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2억원 규모의 조가선 36kg 상당은 마그네슘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납품 당시 제출된 시험성적서에는 매번 기준치에 부합했다고 기재됐다. 성분 시험 성적서가 변조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기준치가 초과된 것으로 드러난 조가선에 대해서는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 밖에 이들 업체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의 입회하에 납품자재 샘플을 채취, 공인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해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성능검사의 일종인 '불가분성 시험'을 실시하지 않고도 마치 정상적으로 검사가 이뤄진 것처럼 일부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직전 기준에 부합한 소량을 직접 생산하거나 중국산을 수입한 후 자사 제품으로 재포장해 모든 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전력선 제작사와 시험기관이 유착해 시험성적서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단에서 직접 의뢰하는 방식으로 시험성적서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력선 원자재 구매발주서, 공정일지 등 서류 작성을 의무화하는 등의 실질적인 관리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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