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일반 환자 한 병실서 '위험한 동거'

신성식 2014. 7. 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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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박테리아 왜 .. 요양병원 점검감염 전문가 없어 항생제만 처방공동간병인 균 옮길 가능성 높아

14일 오전 서울 강북의 한 요양병원 5층 6인 병실. 5명의 환자 중 두 명은 스스로 호흡할 수 없어 목에 튜브를 연결한 탓인지 가래 끓는 소리를 낸다. 바로 옆 세 명의 환자는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올려 보고 있다. 기관지 삽관 환자는 폐렴 균을 옮길 위험이 큰데도 따로 병실을 쓰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따로 입원하는 공간이 없다. 대학병원이야 (기준이) 정해져 있고 관리할 수 있지만 여기선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다른 요양병원 9층 병실에 갔더니 40대로 보이는 여성 간병인이 와상(臥牀) 상태의 치매 환자 용변을 치우고 있다. 옆 병상 할아버지 환자가 움직이자 급히 몸을 돌렸다. 변을 치우던 손으로 할아버지를 부축해서 병실을 나섰다. 노인시설(요양병원·요양시설)이 병균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노인시설 10곳을 점검한 결과다. 세계에서 가장 내성이 강한 폐렴구균(肺炎球菌)이 검출(본지 7월 9일자 2면)될 만한 환경이었다. 김지숙 마산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대학병원급도 감염병 관리가 주먹구구식인 데가 있는데 요양병원은 말할 필요가 없다"며 "요양병원은 면역성이 떨어지거나 호흡 곤란을 겪는 환자가 많아 병균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요양병원은 병실당 입원 환자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적정성 조사 결과(2012년)에 따르면 937개 요양병원 중 7~10인실이 있는 데가 785곳, 11인실 이상 병실을 둔 데가 443곳이나 된다. 전체 병상의 47%가 7인실 이상이다.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 간호부장은 "현행 인력과 시설로는 감염 위험에 따라 환자를 분리해 관리할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간병인이 균을 옮길 우려도 크다. 간병인 지모(68·여·서울 양천구)씨는 4년 반 동안 두 차례 폐렴에 걸렸다. 지씨는 "간병인들이 감염 같은 거 잘 모르니까 장갑 끼는 거 쉽지 않다. 이불에서 묻고, 침대 난간에 묻은 균을 만져서 번진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09년 15곳의 요양병원 환자 1305명을 조사했더니 379명에게서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됐고 이 중 213명은 항생제(메티실린)가 듣지 않는 'MRSA'였다. 이는 수퍼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심평원 조사에서 100병상 이하의 요양병원 중 58곳이 감염관리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양시설 1036곳이 ▶간호비품 소독 불량 ▶의료폐기물 분리 배출 않기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2013년 건강보험공단 조사).

 노인시설은 감염 규정이 허술하다. 200병상 이상 병원만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을 운영하고 감염관리 전담 인력을 두게 돼 있다. 노인시설은 예외다.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은 " 감염 관리 전문가가 없어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다 내성을 키운다"며 "요양병원의 내성 균 실태를 조사해 관리체계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감염관리학회 이경원 회장(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요양병원에는 장기 입원하거나 큰 병원에서 후송된 환자가 많은 만큼 감염관리를 강화하는 정부 대책이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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