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타요 버스' 열풍에.."지방에선 못 타나요"

배명재 기자 2014. 4. 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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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확대 잇단 요구서울시, 저작권 들며 난색선거용 '선심행정' 비판도

서울시내를 운행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타요 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6일 '타요 버스' 운행 대수를 현재 4대에서 100대로 늘린다는 계획까지 발표하자 지방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요 버스는 EBS에서 방송 중인 어린이용 국산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의 캐릭터인 '타요' '로기' '라니' '가니'를 버스 외부에 입힌 시내버스다.

서울시는 버스 이용을 늘리자는 취지로 '대중교통 이용의 날'인 지난달 26일부터 4월 말까지 타요 버스를 한시적으로 운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민들이 "삭막한 도시 분위기를 타요 버스가 환하게 바꾸고 있다"며 증차를 요구하자 100대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 측은 "추가로 투입되는 타요 버스는 안내방송도 캐릭터 목소리로 하게 되고, 운행도 어린이날(5월5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타요 버스 확대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지자체 담당부서와 홈페이지 게시판엔 "우리도 타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도 "서울만 재미를 보느냐"며 "지역에도 그 기쁨을 나눠주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광주시 홈페이지에서 ㄱ씨는 "큰돈 들이지 않고 광주의 모든 아이들이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타요 버스 운행을 요구했다.

누리꾼들은 "경기도에 살지만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우리 부산도 함 하자. 시장, 뭐하노" "울산에서 어린이날에 아이들 데리고 '타요 버스' 타러 서울 가기로 약속했어요" 등의 의견을 나누며 넌지시 지자체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타요 버스의 전국적인 확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타요 버스 디자인 저작권을 가진 서울시가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 예산으로 캐릭터를 제작한 만큼 일정 기간 '독점권'을 누린 뒤에라야 다른 지자체들과의 공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정배 광주시 대중교통과장은 "서울시와 디자인 사용을 놓고 여러 차례 협의를 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다른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보자는 의견도 있지만, 타요 버스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더 이상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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