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생각해봅시다] 서울대 성악과에선 무슨 일이..끝없는 추문 원인은

김소영 부장 2014. 3. 3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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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대는 방금 보신대로 골칫거리가 끊이지 않는 성악과 쇄신안을 곧 발표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곪은 문제에 대한 대책을 지금까지 마련하지 못한 것을 보면 쇄신안 또한 금방 내놓기 어려워보입니다.

서울대 음대의 내홍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김소영 사회2부장이 고민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우리나라에는 서울대 성악과뿐만 아니라, 예술대학에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비밀스런 단어가 있습니다.

<은원(恩怨)관계> 입니다.

은혜가 있지만 원망도 함께 있는 관계라는 뜻이죠.

예술 교육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예술은 어원부터 '기술의 연마'를 전제로 합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제자는 스승의 기술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도제식 교육으로, 비법이 전수됩니다.

그런데 도제식 교육이 오랜기간 폐쇄적으로 이뤄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폭행이나 성추행, 뇌물 요구 같은 억울한 일을 강요당해도 제자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없습니다.

스승의 비리를 입 밖에 낸다는것은 자신 또한 예술계에서 영원히 퇴출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박모씨/서울대 성악과 졸업생 ▶

"누구한테 배웠고, 누구 제자인지가 굉장히 중요해요. 교수는 학교에서 거의 왕과도 같아요. 늘 성의 표시를 해야죠. 저희는 평생이에요."

한 사람의 예술 인생을 교수가 좌우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는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김소영 기자 ▶

그렇다면 이러한 질문이 나올만도 하죠.

예를 들어, 성악가 조수미를 보십시오.

성악가 신영옥을 보십시오.

인맥과 학연에 전혀 구애 받지 않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성악가를, 교수로 맞이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실력이 뛰어나도 성악과 교수가 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박사 학위가 없기 때문입니다.

◀ 리포트 ▶

정부는 이른바 '철밥통' 교수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BK21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대학의 연구업적 평가를 강화하며 지원금을 당근으로 내놨고, 대학교는 교수들에게 획일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채근하게 됐습니다.

교수의 승진과 임용에 보다 높은 학위가 요구됐습니다.

지금도 교수가 되려는 예술인들은 연주실력을 기르기보다,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책상머리 공부에 매진하는 실정입니다.

예술 교육도 물론 이론이 중요합니다만 핵심은 예술가를 기르는 것입니다.

예술 대학의 고질적인 폐쇄성.

그리고 불합리한 교수 임용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재 서울대 성악과가 겪는 내홍은 학교 이름만 바꿔가며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MBC뉴스 김소영입니다.

(김소영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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