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해봤자.." 야박한 기초수급 심사..벼랑 끝 노인들
[앵커]
복잡한 절차와 높은 문턱 때문에 복지 사각지대에 몰린 사람들이 무려 1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의 공통된 체념은 신청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윤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5살 박 모씨의 방입니다.
4년 넘게 산 비좁은 방이 할아버지의 전 재산입니다.
공공근로로 버는 29만 원과 노령연금 8만 원 등 한 달 37만 원으로 근근이 끼니를 이어갑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40만 원을 더 받지만, 신청을 해봐도 선정되지 못했습니다.[박 모 할아버지/서울 동자동 : 딸도 있고 아들도 있고 하니까 그때는 안됐거든… 지금도 신청해도 안 되기 때문에 안 하는 거지 될 것 같으면 왜 안 해.]
박씨처럼 자녀 등 부양 의무자가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 심사에서 탈락합니다.
이렇게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데도 부양자 규정 때문에 기초 수급자가 되지 못한 사람은 117만 명에 이릅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 굉장히 많은 요건을 수급자 스스로가 만들어 놓고 그 다음에 신청해야 (수급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계급여를 받던 50대 남성이 딸이 취직을 하면서 기초 수급자 자격을 박탈당하자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복지망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국무회의(4일 아침) : 있는 복지제도도 이렇게 국민이 몰라서 이용을 못 한다면 사실상 없는 제도나 마찬가지입니다.]
정작 필요한 사람에겐 도움을 못 주는 제도의 허점이 이번엔 메워지게 될지 주목됩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복지 사각지대' 나홀로 노인들, 안타까운 죽음
- 비현실적인 복지 체계..전문가들 "복지혜택 문턱 낮춰야"
- 가족의 분화, 국가는 뒷짐만? "보편적 복지 필요해"
- 생활고에 동반 자살 비극..구멍 뚫린 '사회 안전망'
- [추적라이브] 생활고 겪다 하늘로..목숨 끊는 이웃들
- [단독] '이종섭 턱밑' 다가온 수사…해병대 공보실장 소환
- "수사 중이더라도 특검 도입" 57%…또 과반 넘은 여론
- "돈 있고 지적능력 안 되는 사람들"…임현택, '외국의사 비하' 발언
- "제대로 된 답변 없었다"…질문했던 외신 기자들 '알쏭달쏭'
- 민방위 자료에 '독도 일본 땅' 지도가…행안부 뒤늦게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