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 죽이는건 일도 아니다" 서울 일선 경찰관 공갈·협박

장성주 2014. 1. 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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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위 내세워 협박하고 돈 받아 챙겨 200만원 벌금형성동경찰서, 범죄 사실 알고도 쉬쉬…제 식구 감싸기 지적

【서울=뉴시스】장성주 기자 = 서울의 한 일선 경찰관이 다른 사람의 땅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 챙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해당 경찰관이 소속된 경찰서는 관련 사실을 알고도 법원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 동부지법에 따르면 성동경찰서 한 파출소 소속 A(58) 경위는 2012년 3월23일 경기 양평군의 다른 사람 소유 땅에 김모(여)씨가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내 땅인데 이름만 다른 사람 명의"라며 "서울경찰청 간부인데 아줌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고 협박했다.

A 경위는 또 같은해 3월 말 같은 땅에 있는 모터를 고치기 위해 김씨가 가져가자 "내 것을 훔쳐갔으니 당장 사내라. 돈을 주지 않으면 내가 경찰이니 절도죄로 고소하겠다"고 겁을 줘 4월5일 71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결국 A 경위는 기소된 공갈 등 혐의가 모두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심지어 A 경위는 경찰 지위를 이용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만들어내며 진술을 바꿔 범행을 부인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A 경위가 소속된 성동경찰서는 이 사건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2년 가까이 아무런 징계조차 하지 않아 지나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통상적으로 경찰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거나 물의를 빚은 경우 법원 판결 이전에 서장 권한으로 직위해제 등의 조치를 취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 경위가 개인 땅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전 소유주와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에 대한 공무원범죄통보가 아직 법원으로부터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과실에 의한 것인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판결문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며 "과실의 경중에 따라 징계 절차가 들어갈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mufpi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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