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학사 교과서, 저자 3명의 학교서도 외면

김지원 기자 2014. 1. 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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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 모두 3순위에도 못 들어

역사왜곡·오류 논란이 제기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저자의 학교에서도 외면받았다.

교학사 교과서는 집필진으로 참여한 역사교사들이 있는 고교 3곳에서도 최종 3순위 안에 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 6명 중 2단원을 집필한 장세옥 교사는 부여고, 3·4·5단원을 쓴 김남수 교사는 대전외고, 1·3단원을 맡은 최희원 교사는 서울세종고에 재직 중이다.

세 학교는 교학사 교과서가 아닌 다른 교과서를 2014학년도 한국사 교과서로 채택했다. 부여고는 미래엔, 대전외고는 리베르스쿨, 서울세종고는 지학사의 교과서를 택했다. 세 학교의 최종 3순위 내에 포함된 교과서는 미래엔·천재교육 교과서가 3회로 가장 많았고 두산동아·리베르스쿨·지학사가 1회씩이었다.

세 학교는 교과서 선정에 있어 교과서를 쓴 역사교사를 '교과서 평가단'에서 제외해 공정성을 기했다고 밝혔다. 부여고는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인 장 교사 대신 사회교사를 포함시켰고, 대전외고는 김 교사 대신 다른 학교 교사 한 명을 넣었다. 서울세종고는 현직 역사교사 세 명 중 두 명이 올해 교과서 집필자로 참여해 다른 학교 교사 두 명을 초빙했다.

교과서 채택 과정은 역사교사들이 모여 1~3위 교과서를 선정한 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학교장이 선택하는 형식이다.

대전외고 최상현 교감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정에 만전을 기했다"며 "솔직히 자기가 쓴 교과서를 스스로 평가한다는 건 말이 안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학교의 1~3순위 교과서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표' 기준에는 '(교과서가) 학습 내용을 이해하는 데 용이한가' '중립적인 사관을 지녔는가' 등의 항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여고에서 역사과목을 가르치는 김모 교사는 "역사교과서 선정 과정에 갈등은 없었다"며 "교학사 교과서를 집필한 교사는 결과에 대해 어떤 유감도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학사 교과서는 집필한 저자들이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거부'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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