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척 중 1척 빨간딱지 .. 수영만 '요트 푸어'들

김상진 2014. 1. 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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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11억 밀린 148척에 초강수부산시, 단전·단수·재산압류 나서

1일 부산 수영만 요트장에서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직원이 요트에서 나온 전기선을 뽑고 있다. 이날 부산시는 월 10만~36만원의 계류비를 내지 않은 요트 25척에 전기와 수도를 끊고 '체납 계류 선박'이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1986년 요트장이 만들어진 뒤 28년 만에 첫 단전·단수다. [부산=송봉근 기자]

요트 레저 1번지 부산시가 골치를 앓고 있다. '부(富)와 여유의 상징' 요트 소유주들이 월 10만~36만원에 이르는 계류비를 내지 않아서다. 급기야 부산시는 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요트에 꼭 필요한 전기와 수도를 끊거나 재산 가압류를 추진하고 나섰다.

 2일 오후 부산 수영만 요트장 곳곳에선 '체납 계류선박'이라 적힌 빨간 스티커가 붙은 요트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요트 앞 나무다리(부교·浮橋)에 설치된 전기콘센트와 수도꼭지에는 하나같이 '단전·단수'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스티커가 붙은 배는 모두 25척으로 지난 1일 단전·단수에 들어갔다.

해상계류장 요트에는 가끔 주인과 가족 등이 와서 고급주택 내부처럼 꾸며진 배 안에서 머물다 간다. 냉장고 같은 가전기기가 있어 전기·수도 없이는 머무르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체납 계류비를 받기 위해 일단 전기와 수도를 끊은 것이다. 부산시가 요트 단전·단수를 하는 것은 1986년 수영만 요트장이 생긴 뒤 처음이다. 두고 봐오다 복지 확대 등으로 인해 재정에 압박을 받자 징수에 나선 것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요트 항구인 수영만 요트장에 머물고 있는 요트 480척 가운에 148척(31%)이 계류비가 밀렸다. 대략 셋 중 하나가 체납됐다. 이 중 25척은 해상, 123척은 육상 계류장에 있다. 전체 체납금은 11억578만원에 이른다. 2000만원을 체납한 대형 요트 소유주도 있다. 부산시는 육상 계류장에 보관된 123척에 대해서는 단전·단수가 아니라 재산 가압류를 준비하고 있다. 육상 계류장 요트들은 주인이 거의 들르지 않아 전기와 수도를 끊는 게 효과가 없어서다.

 요트는 대당 가격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른다. 소유주는 모두 넉넉한 계층이다. 그럼에도 체납자가 많은 이유는 유지비가 만만찮은 데다 경기까지 가라앉아서다. 길이 9m가 넘는 요트라면 연간 계류비만 월 36만원씩 총 432만원이 든다. 1년에 한 번씩 배를 들어올려 붙어 있는 조개를 떼어내고 새로 색칠을 하는 비용은 요트 크기에 따라 50만~200만원 선이다. 기름값도 만만찮다. 이것저것 다 따지면 연간 유지비가 1000만원 가깝다.

 계류비 600여만원을 내지 않은 김모(59)씨는 "요트를 샀다가 관리가 힘들고 계류비도 부담스러워 팔려 했으나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내버려 둔 상태"라고 말했다. 요트를 구입했다가 부담만 잔뜩 지고 종내에는 체납자가 됐다. 이런 이들을 '요트 푸어(poor)'라 부른다. 단독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윤태근(52) 한산마리나리조트 대표는 "요트는 유지비가 워낙 비싸 '살 때 기뻐하고 팔 때는 더 기뻐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환상에 젖어 무작정 요트를 살 게 아니라 사전에 유지비를 충분히 계산해 보고 활용계획을 세운 뒤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납자 중에는 법인도 있다. 중고 요트를 사서 되파는 회사다. 그러나 경기가 가라앉아 요트가 팔리지 않자 계류비조차 내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이 법인은 계류비 1억원 이상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을 어기고 기초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은 요트도 많다. 등록비가 수백만원에 이르는 데다 안 해도 제재가 미약해 요트 주인들이 기피한다. 미등록 요트라도 계류장에 놔두면 아무런 제재가 없다. 운항 중에 걸렸을 때만 과태료 40만원을 물린다. 하지만 요트 단속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부산시가 단전·단수 조치한 해상 계류 요트 25척은 모두 미등록이다. 부산시는 미등록 요트에 대해 제재를 강화하는 규정을 만들 방침이다.

부산=김상진 기자 < daedanjoongang.co.kr >

사진=송봉근 기자

◆계류비=요트를 전용 항구에 대놓고 정박과 전기·수도 사용 대가로 내는 일종의 관리비다. 수영만의 경우 길이 5m 미만 요트는 월 10만원, 5~7m 미만은 16만원, 7~9m 미만은 24만원, 9m 이상은 36만원 등을 받는다. 전기·수도 사용량에 관계없이 요트 크기에 따라서만 달리 받는다.

김상진.송봉근 기자 daedan@joongang.co.kr

▶김상진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dae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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