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헌병대 수사관이 성관계 요구" 아들은 12년 째 냉동고에..

2013. 12. 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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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원/사회자:

"군 의문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헌병대 수사관이 성관계를 요구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성관계를 강요한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며 많은 사람들이 공분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국방부는 "조사해보니까 그런 일이 없었다"라며 문자메시지 내용을 전면 부정했습니다. 참다못한 어머니, 이번에는 해당 수사관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아들을 잃은 고통만으로도 힘겨운 분에게, 우리 국방부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당사자인 어머니를 직접 연결해서 저간의 사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서 가명을 쓰고 음성변조를 하는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 서두원/사회자:

헌병대 수사관이 성관계를 요구한 문자 내용, 지난 10월 국감 때 그대로 공개가 되었는데요. 그동안 국방부는 전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거죠?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렇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렇다면 국방부에선 어머니가 조작이라도 했다고 간주한 겁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모르겠습니다. 국방부 측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간단히 사건 개요를 소개하면요. 아드님이 군에서 사망한 것이 2002년 아닙니까. 그런데 자살로 바로 결론이 났고, 그래서 어머니가 재조사를 의뢰했는데, 재조사 과정에 헌병대 수사관이 성관계를 요구하는 문자도 보내고 통화도 하고 그랬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참다못해 어머니께서 국회를 통해서 고발을 하게 된 셈인데 말이죠. 참고로 문자 메시지 내용 일부를 소개를 하면, "때론 애인으로 만나고 싶다", "뽀뽀도 하고 싶은데 어쩌지" 하면서 차마 방송에서 다 소개하기 힘든 그런 내용들인데. 그리고 성관계를 요구했던 수사관과 통화내용을 공개했어요. 그 전화는 언제 받으신 겁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 전화는 제가 이번에 국감 때 제보를 하고 보도가 된 이후에 저에게 개인적으로 전화가 왔더라고요.

▷ 서두원/사회자:

그 수사관이 뭐라고 이야기하던가요?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살려 달라, 죽을죄를 졌다, 잘못했다, 용서해 달라,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통화 내용을 녹음하셨습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렇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해당 수사관과 통화 내용까지 공개를 했는데, 국방부에서 그와 관련한 연락이 다시 왔습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저한테 전화 온 것은 전혀 없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국방부에서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저는 한 개인을, 당연히 처벌을 해야 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일단 군 체계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불상사가, 인간 말종 같은 인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으로 국방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사실 지난 10년 넘게 가장 고생하신 건 의문사로 잃은 아들, 그 아들이 죽은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는, 거기에 매달려 오신 것 아니겠습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렇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런데 그것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거기에 덧붙여서 이런 개인적인 희롱까지 당한 사태까지 온 것인데. 그렇게 모욕을 당하고 사실도 밝혀지지 않고. 국방부에서는 왜 이렇게 일을 쉽게 처리했다고 보십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런데 국방부라는 집단이 항상 그렇습니다. 1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는 이 세상에 단지 한 군데 변하지 않는 곳은 국방부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국방부는 항상 이렇게, 아니다, 모른다, 이런 식으로 일관되게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아드님이 숨진 것이 2002년인데요. 그 직후에 이루어진 조사에서 자살로 결론이 났는데, 그것은 믿을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당연히 믿을 수 없죠.

▷ 서두원/사회자:

그러면 무엇 때문에 아드님이 숨졌다고 보고 계신 거죠?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제가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했어요. 도착했을 때는 절대적으로 제가 봐도 자살이 아닙니다. 현장에 가서 봤을 때는.. (울음) 죄송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타살이라는 말씀이시죠?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렇죠. 납득할 수 없는 죽음이고 목격자도 없고 유서도 없고 현장이라는 곳은 훼손되었고. 물증이나 증거가 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저희가, 어떤 자료를 달라, 궁금한 게 있어서 부대 측에 요구를 하면, 국가 기밀이다, 이러면서 저한테 전혀 주지를 않습니다. 모든 증거나 자료, 부대 안에 다 있습니다. 저희가 접근할 수가 없어요. 확인을 하려야 확인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자살이래요. 정황상 자살이랍니다. 어느 부모가 이것을 납득하겠습니까? 지금도 절대적으로 자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군 수사당국이 자살 결론을 낸 직후에 가족이 재조사를 의뢰하지 않았습니까. 재조사가 어떻게 10년이나 걸린 채 지속이 될 수가 있나요?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재조사도 자살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저희 아들이 12년 째 군 병원 냉동고에 아직도 장례도 못 치르고 있습니다. 제가 왜 자식을 냉동고에 12년 째 넣어 놓고 있겠습니까. 모든 자료나 증거는 군 측에 있습니다. 유가족이 요구를 해도 주지를 않습니다. 그러면 제가 가질 수 있는 증거는 우리 아들 시신밖에 없습니다. 제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저희 아들 시신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제가 화장을 못 하고 장례를 못 치르고. 군 병원 냉장고에 아직도 이러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11년째 아드님 장례도 못 치르고 계신데. 헌병대 수사관에게 받은 모욕, 성관계 요구, 이런 것을 남편이 모르고 계신다구요?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네, 모르고 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남편이 알까봐 신분도 감추고. 이렇게 방송 연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성 변조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인 고통도 고통이지만 아들의 의문사 재조사에 어떤 잘못된 영향을 미칠까봐, 그것도 상당히 염려를 하시겠어요?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그것 때문에 여태껏 즉각적인 대응을 못 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갖고 있었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그러면 이런 식의 의문사가 간단히 자살로 결론이 나는 사례가 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는데요. 조사의 기본적인, 구조적인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보셨겠어요?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저는 당연히 군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계 자체가. 제가 생각할 때는 군에서 난 사고를 군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가해자인 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건 제 식구 감싸기밖에 안 되는 것이고. 군 체계에서 과연 어느 수사관이 사실을 밝혀서 윗선에게 책임을 묻겠습니까. 또한 자질이 부족하고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는 이런 인간 말종 같은 수사관이 조사를 했다면, 저는 더더욱 믿음이 안 가고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 서두원/사회자:

바라시는 건, 아들의 의문사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나오는 것, 그 다음에 이런 모욕을 준 해당 수사관을 처벌하는 것, 그리고 국방장관의 사과, 이 세 가지인데요. 국방장관이 어떤 방식으로 사과 하기를 원하십니까?

▶ 사망 군인 어머니(음성변조, 익명 인터뷰)

저는 공개적으로, 저희 아들이 사고 났을 때도 국방부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었습니다. 국정감사 때 참석했던 모든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국방부 장관의 시인과 동시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

▷ 서두원/사회자:

지난 30년간 군 사망사고 가운데 유족이 이의제기를 해서 수사 결과가 바뀐 것은 단 한건도 없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이 시스템으로는 희망 갖기 어렵겠지만 저희도 계속해서 관심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군 의문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익명으로 만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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