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만 내면 집 앞까지, 이런 택시 보셨어요?"

2013. 12. 2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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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

"마중버스, 마중택시라고 아시죠?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12월 초 아산시청 집무실에서 기자와 마주 앉은 복기왕 아산시장(45)은 시 행정을 자랑하기 바빴다. 전국 최초 브랜드 시책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아산시에만 있는 오지마을 마중 버스·마중 택시

복기왕 아산시장

ⓒ 심규상

'마중 교통체계'는 관내 농촌지역 등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마을에 마중버스와 마중택시를 투입해 최단거리 환승 정류장까지 연결하는 대중교통체계를 말한다. 마중버스(요금 600원)는 16인승 소형버스를 오지와 비수익 노선에 투입한다. 마중택시는 마중버스조차 닿지 않는 오지마을 주민들을 위해 만들었다. 마지막 버스정류장에서 마을에 있는 집까지 운행하는데 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1회에 100원이다.실제 운행요금에서 이용자가 낸 100원을 뺀 나머지 차액은 시가 보전해 준다. 아산시가 운영하는 브랜드콜택시에 전화를 걸어 마중택시를 요청하면 된다.

"마치 손님을 마중 나가듯 오지마을 주민 등 교통 약자들을 배려하는 맞춤형 교통수단입니다, 서민, 학생,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죠"

아산시는 매일 인구가 늘고 있다. 지난 2011년 초 27만 여명에서 곧 3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시구조도 농촌에서 산업도시로 급변했다. 인구대비 9:1 만이 농업에 종사한다. 하지만 아산시는 오히려 이를 친환경농업을 육성하는 호조건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민간중심의 '친환경 무상급식 실무 추진단'을 만들었어요, 지난 해 12월에는 아산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준공했어요, 충남 최초로 100여 농가를 조직해 로컬 푸드 직매장도 만들었습니다. 음봉 농협을 중심으로 200여 농가가 참여하는 로컬 푸드 매장을 또 만들 예정입니다, 지역농산물 학교급식과 로컬 푸드 직매장은 중소농의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는 희망이자 돌파구입니다"

현재 아산시 친환경농업 인증면적은 800ha로 전국 5위권, 생산농가 또한 680개 농가에 이른다.

"아산 맑은 쌀을 중국 북경 소재 유통회사와 수출하기로 협약을 체결했어요, 내년 초 200톤 정도가 첫 수출됩니다, 지난 가을에는 배추 170톤을 대만에 수출했어요, 봄배추 31톤 수출에 이어 두 번째 배추 수출입니다, 재작년에는 아산 배를 미국 동부시장에 수출했어요, 농가에 큰 도움은 안 되지만 우리 농산물 수출을 통해 농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

을 주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각종 상 휩쓴 '주민참여형 도랑 살리기'

복 시장은 애착을 갖고 있는 사업을 묻자 추진해온 '도랑 살리기'사업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다.

"마을의 가장 좋은 놀이터가 실개천, 도랑 아닙니까? 그런데 살펴보니 제대로 돼 있지 않더라고요, 사전실태조사를 통해 지난 4년 간 30개 마을 도랑을 되살렸어요, 물고기, 다슬기, 가재가 서식하는 실개천으로 되살아났어요, 이건 토목사업이 아닙니다, 30개 마을에 투여한 총사업비가 10억 원입니다, 최소사업비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생태계 복원은 물론 주민 공동체 회복과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게 목적 이예요"

아산시가 추진중인 마중버스(요금 600원)는 16인승 소형버스를 오지와 비수익 노선에 투입한다. 마중택시는 마중버스조차 닿지 않는 오지마을 주민들을 위해 만들었다.

ⓒ 아산시청

아산시 로컬푸드 직매장

ⓒ 아산시청

아산시는 도랑 살리기 사업으로 각종 상을 독차지했다. 올해는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공약이행?가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충남도는 아산시 사례를 '충남녹색성장 3대전략 특성화 사업'으로 선정하고 도내 도랑으로 확산시키기로 결정했다.

복 시장의 깨알자랑은 이어진다. 그는 아산시청 공무원들은 다른 자치단체 공무원과는 달리 두 가지 특색 있는 일상 업무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 1100여 분에게 관내 공무원들을 1:1로 연결해 하루 한번 안부 전화를 드리고 있어요,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읍면동에 연락해 찾아가 보도록 하고 있어요, 다른 하나는 일 년에 두 번 공무원들이 농촌 현장근무로 대체합니다. 현장근무로 농촌을 잘 알자는 취지입니다"

"분권? 답답합니다"

막힘없이 술술 터지던 그의 답변이 순간 뜸을 들였다. '지방분권'을 묻는 질문에서다. 경사도 높은 고개를 넘듯 그는 깊은 한숨부터 몰아쉬었다.

"답답합니다, 새 정부에서 지방정부 3.0을 통해 모든 정보를 공개해 창조경제에 기여하게 하겠다고 하고 있어요, 취지는 좋지만 이 말 속에는 지방정부가 정보공개를 잘 하지 않고 변화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3.0을 실행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에 권한을 함께 주느냐 여부가 핵심이라는 겁니다"

복기왕 아산시장

ⓒ 심규상

-자치업무를 하면서 분권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느낀 사례를 하나 꼽자면 요?

"아산시에는 국도를 비롯 충남도 관리도로, 시군 관리 지방도로 등이 있어요, 국도 21호는 예산국토관리청에서 관리하지만 제설작업이 제대로 안 돼 있으면 아산시장을 욕합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제설작업은 물론 도로 보수작업, 시설물 개보수 작업을 각 관리기관들이 제각각 합니다. 결국은 국도, 지방도에 제설차량이 다녀가는데 목마른 시에서 제설작업을 한 번 더 합니다, 일원화해야죠, 지금처럼 찢어 발겨서는 안 됩니다,

지방분권과 관련한 그의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공무원 수와 임금까지 중앙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어요, 때문에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예로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해보니 복수직급제가 반드시 허용돼야합니다. 하지만 안 해줍니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못 믿는 겁니다, 지방정부의 사회복지비 지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중앙정부 예산 증가율은 미미합니다, 결국 사회복지 확대가 지방재정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그들이 쳐놓은 그물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하는 거죠"

내년 지방선거 출마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향후 역점사업을 묻는 질문에 "4년은 짧은 것 같다"며 "온천천 복원사업의 경우 민선 4기에 계획된 건데 아직도 마무리가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사업을 연속성을 갖고 마무리하거나 맥락을 짚고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4년은 좀 어렵다"는 말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 향후 아산시 미래를 위한 역점 사업이 있다면요?

"사업으로 말하자면 실개천(도랑)과 내곡천을 깨끗하게 주민들과 만들고 싶어요, 앞서 소개한 대중교통체계도 도농복합도시에 걸맞은 혁신사례를 완성하고 싶습니다, 내년 전국소년체전을 비롯 2016년 전국체전(제93회)과 2017년 전국장애인체전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인프라구축사업 및 시민의 마음을 모아 나가는 일도 차질 없게 준비할 예정입니다, 수도권 대학 입학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중등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보다 집중할 계획입니다"

- 아산시에 특히 부족한 것을 꼽자면요?

"교육문화시설입니다, 이 때문에 시립도서관과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 의회와의 관계는 원만한가요?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다만 의회와 갈등을 벌일 때마다 특정정당이나 특정 정치세력, 특정인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기 위한 갈등이었으면 할 때가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 중앙정치만 있고 지역이 빠졌다"

복기왕 아산시장

ⓒ 심규상

민주당 소속인 복 시장은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구식이고 구정치"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이런 식의 신당이 바람직한 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다음 대선에서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이 하나의 후보를 낼 건데 지방선거까지 희생물로 만들어 가야 되느냐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도 어려운 판인데..' 하며 절망하는 것 같아요, 중앙정치라고 총선에서 하는 게 맞는다고 봐요, 안철수 신당의 철학을 보면 중앙정치이지 지방정치가 아닙니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움직임을 갖는다면 지방에 대한 철학과 방안을 제시하면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거론되는 (인물) 면면을 봐도 구식 이예요, 많이 구식 이예요, 구정치입니다, 안철수 의원의 좋은 이미지를 깎아 먹을 까봐 걱정입니다"

- < 오마이뉴스 > 독자나 아산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산시는 곳곳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곳입니다, 마을마다 어수선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요, 때문에 시장과 공무원은 물론 시와 시민, 시민과 시민이 소통하는 일이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투명한 행정을 위해 적극 참여해준다면 아산시가 반듯하게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징검다리가 잘 놓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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