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안전하지 않다"..면역 거부 반응

조동찬 기자 2013. 10. 2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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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혈은 출혈이 심한 중증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의료 수단입니다. 어제(28일) 하루 동안만 국내 병원에서 수혈한 혈액이 5천 명 헌혈 분량에 이릅니다. 국내 수술 건당 수혈 횟수는 외국보다 높은 걸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수혈이 콩팥이나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살려고 받는 수혈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겁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수술 도중 환자의 출혈이 클 경우, 안전을 이유로 의료진의 수혈 처방은 당연시 됩니다.

[손명숙/수술 중 수혈 : 뭐 수혈도 그렇고 처음이니까 좀 무서웠어요. 안 쓰길 바랐지만 필요하게 되면 쓸 수 있다고 해서 동의를 했거든요.]

수술을 앞둔 환자는 대부분 수혈 동의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수술예정환자/사전 수혈동의서 작성 : 여러가지가 걱정되지만, 선생님께서 하라고 하니까 하는 거죠. 저야 거기에 대해서 이의를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2년 전 세계적 권위의 미국 의학저널에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고관절 수술이나 무릎 수술을 하고 난 후에 으레 해오던 수혈이 환자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출혈이 아주 심할 경우에만 수혈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필요 없다는 겁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수혈받은 환자의 감염률과 사망률이 2배나 더 높다는 연구도 나왔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같은 혈액형이라도 다른 사람의 피가 간과 콩팥, 비장으로도 공급되면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납니다.

인체는 혈액 속에 있는 적혈구 자체를 외부장기로 인식해서 몸 속 면역세포가 수혈받은 혈액과 싸우는 겁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수혈 자체만으로도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이렇게 콩팥이 괴사했습니다.

게다가 몸속 면역세포가 수혈된 혈액과 싸우느라고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투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박종훈/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 수술 전에도 노력을 해서 혈액량을 상당히 높여주고, 수술 도중에는 출혈된 것을 도로 넣어주고 그 다음 수술 후에도 그럴 수도 있고, 또 약물을 통해서 얼마든지 수혈을 안 하고 환자를 잘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이 굉장히 많이 개발이 돼 있는데.]

수혈에 대한 국내 의료계 전반의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박선수)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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