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률 10년새 57% ↑.. 증가율 OECD 2위

정승임기자 2013. 9. 11.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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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왕따 등 원인, 대부분 충동적.. 맞춤형 대책 필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들의 평균 청소년 자살률은 낮아지는 반면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10년간 57%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압박과 학교폭력, 왕따 스트레스 등에 따른 것으로 성인과 달리 '충동적 자살'이 대부분이라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이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10~19세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자살률)는 2001년 3.19명에서 2011년 5.58명으로 5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인 자살률 50.5%(16.96명→33.58명)보다 높은 수치다.

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의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OECD 31개 회원국의 아동청소년(10~24세) 자살률은 2000년 7.7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6.4명에서 9.4명으로 46.9% 증가해, 10년 만에 순위가 18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증가율로는 칠레(52.9%)에 이어 두번째다.

청소년 자살은 성인의 자살과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해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정재웅 한국건강증진재단 연구원은 "성인 자살은 우울증을 동반한 경우가 많지만 청소년 자살은 우울증보다 충동적 자살이 많다"며 "성적 스트레스나 학교폭력, 왕따, 부모와의 관계 등 대인관계, 외부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나 억울함에 대한 반응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용민 한국자살예방협회장(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청소년들은 주로 인터넷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데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은 자살 기사나 정보를 접한 후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재작년 학교폭력에 의한 대구 중학생의 자살 보도가 집중된 시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자살을 시도한 청소년이 늘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은 자살충동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42.6%) ▲질환ㆍ장애(14.4%) ▲외로움ㆍ고독(13.2%)을 꼽았지만 청소년(13~19세)은 ▲성적 및 진학문제(39.2%) ▲가정불화(16.9%) ▲경제적 어려움(16.7%) ▲외로움ㆍ고독(12.5%) 순이었다. 2006년 발표된'청소년의 자살 태도에 대한 연구'에서도 성인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을 경험했지만 우울증과 관련된 청소년 자살은 10% 미만이었다. 이 때문에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의학적 치료보다 전문가 상담 등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자살을 시도하려는 청소년을 상담해 보면 교우들과의 단순 다툼이나 성적 비관 등의 문제로 목숨을 버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을)이해하려는 태도로 조금만 얘기를 들어줘도 생각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에서 상담교육을 의무화하거나 소통 창구를 만드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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