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유총연맹 회장 선거 '靑내정說' 혼탁

2013. 8. 2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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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이 "낙점 인물 있다" 입김..선관위는 투표권 박탈로 대응
20일 표대결 앞두고 뒤숭숭

[동아일보]

매년 10억 원 이상의 국고지원을 받는 우익 관변단체 자유총연맹의 회장 선거가 '청와대 회장 내정설' 등으로 혼탁해지고 있다.

김기성 자유총연맹 선거관리위원장(연맹 부회장)은 "연맹 사무총장 이모 씨(62)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선관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15일 이 씨의 투표권을 박탈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선관위는 이 씨의 사무총장 직위해제를 윤상현 연맹 회장 권한대행에게 권고했다.

복수의 연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씨는 7월 말∼8월 초 "청와대와 안전행정부가 K 후보를 낙점했으니, Y 후보는 후보직을 관둬야 한다"는 등의 말을 연맹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선관위원은 7월 29일 연맹 행사 시작 전에 이 씨가 자신을 따로 불러 이 같은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부 사무처장도 7월 말 이 씨가 전화를 걸어와 "안행부가 K 후보를 회장으로 점찍었다"는 말을 했다고 연맹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 연맹 관계자는 "회장 선거에 정부의 입김이 미친다고 알고 있는 대의원이 많아 이 씨의 말은 표심에 실제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장 선거는 단일 후보가 출마하던 관행을 깨고 연맹 부회장 출신의 K 후보와 지부장 출신의 Y 후보가 출마해 20일 표 대결을 벌인다.

이 씨가 청와대나 안행부 관계자들로부터 실제 "K 후보를 회장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는지는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있다. 한 언론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허모 씨가 8일 사무총장 집무실에서 이 씨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허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대화는 전혀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다. 본보는 이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씨는 경찰 조사 결과 국고보조금을 개인 용도로 횡령하거나 정해진 용도가 아닌 연맹 자체 사업이나 회원 자녀 장학금 등 다른 목적으로 쓴 혐의가 드러나 연맹 기획홍보본부장 신모 씨 등과 함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자유총연맹은 1954년 설립돼 150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국내 최대의 관변단체로 박창달 전임 회장이 임기 중인 올 6월 물러나 3년 임기의 새 회장을 20일 선거에서 선출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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