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 꼴찌에서 삼성맨 됐다던 유명 대학생 멘토, 알고보니 가짜

최연진 기자 2013. 8. 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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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졸업 학력·삼성 입사, 모두 꾸며낸 것으로 드러나

'스펙'보다 '열정'이라던 20대 '대학생 멘토'가 사실은 경력을 속여 자서전을 내고, 이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전국 고교·대학교에 강연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대는 8일 "20대 멘토로 유명했던 원주캠퍼스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김원기(28)씨를 제적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인터넷 매체들과 인터뷰하고 기명(記名) 칼럼을 올렸던 김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고 2004년 대불대에 입학했던 김씨는 두 차례 편입 끝에 2008년 연세대에 들어갔다. 2010년 김씨는 "실업계 고교에서 꼴찌였던 내가 4학년이 되기도 전에 삼성SDS에 특채됐다"며 자신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신문 방송에서 그의 '성공 스토리'가 기사화됐다.

대학생 멘토라는 별명을 얻게 된 김씨는 전국 고교·대학에서 강연도 했다. 작년 6월엔 '스펙보다 열정이다'는 제목의 자서전 <사진>을 출간했다. 부제는 '전교 꼴찌에서 삼성맨까지, 김원기의 멈추지 않는 도전'이었다.

김씨의 거짓말은 출간 보름 만에 들통났다. 삼성SDS가 출판사에 "그런 사람이 입사한 적 없다"고 항의했기 때문. 출판사는 책 전량을 회수하고 절판했다. 김씨는 출판사에 손해배상금 2000만원을 물어줬고 삼성SDS 측엔 '입사했다고 사칭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냈다.

김씨는 그러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거짓말을 시작했다. 네이버 인물 정보 경력란에 '연세대 MBA(졸업)'를 추가한 뒤 계속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척했다. 그러나 교수들이 "이 학생은 학부 졸업도 안 했는데 MBA를 졸업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알려오자 연세대는 지난 6월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달 25일엔 '학사 경고 3회 누적'으로 김씨를 제적했다. 김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취재 내용이) 모두 사실이다. (성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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