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이상 합격 0명.. 서울대 로스쿨 '연령차별'

이근평기자 2013. 6. 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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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이하 매년 늘어 85%.. 변호사 합격률 의식한 듯

올해 만 30세 이상 합격자를 단 한 명도 뽑지 않는 등 서울대 로스쿨의 합격자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져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우려한 서울대 측이 30대보다 학부를 갓 졸업한 지원자를 우선 선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법학석사 학위까지 받은 A(31) 씨는 학점 4.0 이상, 법학적성시험(LEET) 상위 0.1%, 텝스(TEPS) 930점 등의 우수한 성적임에도 올해 서울대 로스쿨 전형에서 탈락했다. 당초 자신의 불합격이 실력 탓이라고 생각했던 김 씨는 이후 "나이가 문제였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 학교 로스쿨 교수가 '우리는 30대 이상은 잘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1일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도입 첫 해인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30세 이상 합격자가 해마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합격자 150명 중 30세 이상은 12명(8.0%)이었지만 2010년 8명(5.1%), 2011년 4명(2.6%), 2012년 3명(2.0%) 등으로 줄곧 감소했다. 올해는 아예 30세 이상 합격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전국 로스쿨 합격자 중 30세 이상 비율은 2009년 15.2%, 2010년 19.1%, 2011년 16.3%, 2012년 16.3%, 올해 17.9% 등으로 꾸준히 15% 이상을 기록했다.

서울대 로스쿨에서 30세 이상 합격자가 줄어든 반면, 25세 이하 합격자는 크게 늘었다. 올해 25세 이하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는 전체의 85.7%인 132명에 달해 2009년의 50명(33.3%)에 비해 2.6배로 증가했다. 이 같은 연령대별 양극화 현상에 대해 서울대 측은 우수한 젊은 학생들의 지원이 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정상조 서울대 로스쿨 학장은 "전체적으로 지원자 비율이 젊은층으로 쏠리고 있다"며 "특히 25세 이하 합격자가 많은 이유는 어려서부터 로스쿨 입시를 체계적으로 준비한 학생들이 많이 합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서울대가 앞장서 로스쿨 구성원의 획일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다양한 경력의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가 나이의 벽에 부닥쳐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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