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부채 100兆 시대, 나라 살림까지 흔든다] (4·끝) 부채 제로에 도전하는 지자체

특별취재팀 2013. 6. 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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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408억 수익(제주도개발공사), 20년 연속 흑자(대전도시공사)내는 지방 공기업도 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공기업이 빚에 허덕이고 있지만 부채가 한 푼도 없거나 20년간 흑자를 낸 알짜 지자체와 공기업도 있다. 이들은 지역 특성을 활용한 브랜드 개발과 철저한 사업 타당성 검증, 전시성 사업 배제, 무차입 경영 등으로 민간 기업보다 더 튼실한 실적을 내고 있다.

◇年 400억 이익 낸 제주도개발공사

1995년 설립된 제주도개발공사는 작년 매출액이 1659억원, 당기순이익은 408억원에 이른다. 순이익은 전년(298억원)보다 37% 뛰었고, '국민 생수'로 자리 잡은 자체 개발 상품인 '삼다수'는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18위를 차지했다.

제주의 청정 지하수를 뽑아 올려 생산한 '삼다수'는 1998년 출시한 지 14년 만에 작년 판매액이 1441억원으로 뛰었고 고객 선호도와 시장점유율에서도 1위다. 순이익률은 작년 24%에 이른다. 지역 특성을 살린 브랜드 개발로 대박을 친 것이다.

감귤 가공 사업도 성공했다. 상품성이 낮은 감귤을 수매한 뒤 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감귤 복합 처리 가공 단지에서 감귤 농축액·주스 등으로 가공해 자체 수익도 거두고 지역 농가 수입도 높이는 효과를 봤다.

제주도개발공사 오재윤 사장은 "유통업체 선정과 자재 구입 방식을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해 비용을 46억원 절감했다"고 했다. 공사는 지금까지 흑자 경영으로 얻은 수익 1908억원 중 990억원을 제주도에 배당했다. 또 매년 매출액의 1.1%를 기부금으로 모아 '저소득층 보금자리 임대주택' 등 주민 지원 사업에 쓰고 있다. 창립 초기 20명이던 직원이 작년 말 329명으로 늘어나는 등 지역 고용 창출 효과도 적잖다.

◇20년 연속 흑자 낸 대전도시공사

대전도시공사는 1993년 창사 이래 작년까지 20년 연속 흑자를 냈고, 올해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93년 3800만원 흑자로 출발, 작년에는 순이익을 131억원 냈다. 중앙정부 평가에서도 10번이나 최우수 등급에 선정됐다. 2011년 4493억원이던 부채를 작년엔 2823억원으로 대폭 줄였고, 부채비율은 92%로 지방 도시공사(평균 228%) 중 최저 수준이다.

대전도시공사는 다른 지역 도시공사와 마찬가지로 택지 개발과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주로 한다. 영구 임대 아파트와 폐기물 처리 시설 등 돈이 되지 않는 사업도 많다. 그런데도 좋은 사업 성과와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은 철저한 타당성 검증을 거쳐 사업을 추진한 덕이다. 모의실험을 여러 단계 거쳐 위험을 최소화하고 재무관리도 철저히 했다.

2008년 도입한 사업 부문이나 팀별 소(小)사장제의 효과도 컸다. 소사장제는 부서장에게 권한을 주는 대신 경영 성과에 따라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제도다. 부서장이 사업 현장 상황을 반영해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지자체의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 요구를 막는 역할도 하고 있다. 홍인의 사장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으로 경영하고 있다"고 했다.

◇6년째 '부채 제로(0)' 함양군

경남 함양군은 2008년 이후 6년째 '부채 제로(zero)'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93년 41억여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알뜰한 살림살이로 부채를 모두 없앴다. 재정 자립도 10.7%인 지자체로선 드문 일이다.

함양군은 빚내야 하는 사업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1 원칙이다.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비와 도비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다른 예산을 줄여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중앙 부처의 각종 공모 사업에 응모해 농·산·어촌 개발 사업 등 4개 사업에서 국비 206억원을 확보했고, 각종 상수도·폐기물 사업 비용의 80% 이상을 국·도비로 충당했다.

매년 10%씩 경비 절감 운동을 벌여 작년에 15억원을 줄였고, 올해는 17억원을 줄일 계획이다. 리스 차량 지점 유치 등 세원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문경시는 부채 규모를 작년 한 해 178억원 줄였다. 표를 의식한 '퍼주기 사업'은 안 한다는 원칙을 실천한 덕분이다. 문경시는 전통적으로 벌여왔던 문경전통찻사발축제 등 전시성 행사와 축제, 사업 비용을 확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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